2026년 07월 17일 (금)

황달에 좋다던 인진쑥이 줄기세포를 간세포로도 만든다?

울산대병원 조재철 교수팀, 3년여 추적 연구 끝에 '간세포 분화 촉진제' 찾아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황달에 좋다던 인진쑥이 줄기세포를 간세포로도 만든다?
한약재로도 쓰여온 인진쑥은 항염, 항산화 효과가 좋아 황달 등 간질환 치료에 쓰였다. 즉, 간 기능을 되살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연구진이 그런 인진쑥의 특성을 살려 간 세포치료제의 새로운 촉매제를 찾아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

간 부전 등 난치성 간 질환 환자들에게 '장기 이식'은 유일한 희망이자 거대한 벽이다. 하지만 간을 기증 받을 기회는 너무나 적고, 혹여 기증 받는다 해도 수술 후 평생 (면역억제)약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한국 연구진이 우리에게 친숙한 인진쑥 성분을 활용해 이 장벽을 낮출 줄기세포 치료 실마리를 찾아냈다. 울산대병원 조재철 교수(혈액종양내과, 암병원장) 연구팀은 19일 "천연 화합물인 ‘에스큘레틴(Aesculetin)’이 인간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기능적인 간세포로 변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2023년 ‘가능성’ 확인 이어, 2026년 ‘효율화’ 성공

조재철 교수팀의 이번 성과는 갑작스러운 게 아니다. 지난 2023년에도 'LIGHT'라는 단백질이 골수 줄기세포를 간세포 유사세포로 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PLoS One 게재)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연구가 줄기세포의 간세포 분화 '가능성'을 입증한 기초 단계였다면, 이번 연구는 인진쑥 추출물인 ‘에스큘레틴’을 통해 그 분화 속도와 효율을 더 끌어올리는 ‘촉매제(Switch)’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셈이다.

길가에서 흔히 보는 '참쑥'이나 '물쑥'과 달리 '인진쑥'(사철쑥, 학명 Artemisia capillaris)은 예로부터 한방에서 황달 등 간 질환 치료제로 쓰여 왔다. 항염,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서다. 특히 인진쑥엔 간세포 분화를 돕는 '에스큘레틴' 성분이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다.

에스큘레틴은 세포 내 주요 신호 전달 경로인 ‘STAT3’와 ‘STAT5’를 활성화하는 특성이 있다. 이 경로가 깨어나면 줄기세포 내부에서 "간세포로 변하라"는 유전적 명령이 강력하게 전달된다. 연구팀은 "실제로 에스큘레틴을 투여하자 간세포의 핵심 지표인 알부민 수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했으며, 간의 핵심 기능인 글리코겐 저장과 독소 제거 능력을 갖춘 ‘기능적 간세포’가 만들어졌다"고도 했다.

학술적 진보는 분명… 하지만 '장기 이식' 대체는 아직 먼 미래

연구 책임자인 조재철 교수는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등을 치료해온 혈액종양내과 베테랑. 수십 년간 환자의 골수 이식을 집도하며 쌓아온 '골수 유래 줄기세포'에 대한 임상 노하우가 간 재생의학 연구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할 수 있다. 혈액학적 관점에서 줄기세포를 정밀하게 제어하던 기술이 간 질환 치료라는 새로운 접점을 찾아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줄기세포 치료의 '제조 공정'을 고도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쓸 수 있다는 기대는 아직 너무 이르다. 이번 연구 결과가 시험관 내(In-vitro) 세포 수준의 연구 단계이기 때문. 인체에 대한 안전성, 암 발생 위험(종양원성) 등은 향후 수년간의 동물 실험(In-Vivo)과 임상 시험을 통해 증명해야 할 과제다.

게다가 간이식 수술과 세포 치료 사이의 간극은 좁지 않다. 간 이식이 망가진 장기를 통째로 바꾸는 '하드웨어 교체'라면, 세포 치료는 기능을 일부 보조해주는 '소프트웨어 보강' 정도다. 당장 이식 수술을 대체하기에는 기술적 거리가 멀다.

조재철 교수도 “지난 연구에 이어 이번 성과까지, 골수 유래 줄기세포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향후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될 수 있도록 면밀한 추가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혈액종양내과 조재철 교수. 사진=울산대병원

※주의: 이번 연구는 인진쑥 추출 성분을 정밀하게 정제해 사용한 것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인진쑥을 과다 섭취할 경우 오히려 간 수치 상승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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