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 덕분에 얻은 새 삶인 만큼, 제 건강도 더 챙기면서 남은 생은 가족들을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간암 투병을 하던 고려인 3세 환자가 아들로부터 간을 이식받고 새 삶을 얻은 사연이 전해졌다. 환자의 아들은 이식을 위해 체중을 약 10kg 빼는 등 수 개월간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감동을 전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장마리나 씨(48)의 간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11일 밝혔다. 우스베키스탄에 정착한 고려인의 후손인 장 씨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고, 아들과 딸을 키우며 한국에 정착했다.
그런 장 씨는 지난 2019년 B형 간염(HBV) 진단을 받으며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간염은 이윽고 간경화로 진행됐고, 2023년 8월에는 간세포암과 종양혈전으로 의심되는 병변까지 발견됐다. 여섯 번의 색전술과 고주파 치료, 방사선 치료 등 병마와의 싸움이 이어졌다.
소화기내과·외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장기이식센터 등 다양한 진료과가 협업한 가천대 다학제진료센터는 간암의 진행 위험이나 다른 치료의 기대 효과를 고려했을 때 간 이식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라고 판단했다.
외국 국적자로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뇌사 공여자나 생체 기증자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 스물여섯 살 아들이 나섰다. 어린 여동생(11)을 위해서라도 어머니가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들은 이식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아들 역시 지방간 등 지병으로 건강이 온전치 못한 상황이었다”며 “그대로 이식을 진행하면 아들과 어머니 모두의 건강이 위험한 상황에서, 아들이 오랜 시간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건강하게 10kg를 감량한 뒤 성공적으로 이식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들은 1·2차 기증자 검사를 모두 통과한 이후 지난달 11일 생체 간이식 수술에 임했다. 아들의 간을 복강경으로 추출해 이를 다시 실시간으로 장 씨에게 이식하는 고난이도 수술이었다. 일반적인 간이식에 비해서도 몇 배나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들었다.
수술을 집도한 최상태 가천대 길병원 외과 교수는 “실시간으로 공여받은 간의 수많은 미세 혈관을 찾아 이어주면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었다”며 “수십 명의 의료진이 약 10시간 동안 유기적으로 협력한 끝에 환자는 물론 공여자의 건강에도 이상이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현재 아들은 남아 있는 간의 기능 대부분을 회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으며, 장마리나씨 역시 약 8kg의 복수가 제거돼 건강한 모습으로 지난 달 27일 퇴원했다. 이후 추적관찰을 통해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해 갈 예정이다.
장 씨는 “의료진이 정말 헌신적으로 치료해 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아 줘 감사하다”며 “아들이 간을 기증해 줘서 다시 태어났다. 앞으로 더 건강관리를 잘 하고, 더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