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형 블록버스터 비만약 ‘위고비’ 특허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속속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중국과 인도 기업이 위고비 복제약 개발을 위한 최종 허가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내 펩진과 삼천당제약도 특허 만료에 대비해 관련 복제약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특허는 이달 말 중국과 인도, 캐나다 등에서 만료가 시작될 것으로 분석된다. 연내 터키와 브라질 등으로 특허 만료 지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 2028년, 미국 2032년, 유럽연합(EU)·일본 2033년 등 순차적으로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91억 덴마크크로네(약 18조원) 규모를 형성했던 위고비 시장이 복제약의 등장으로 쪼개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위고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바이오의약품(생물학적제제)’으로 통하지만,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는 ‘화학(케미컬)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제약의 명칭과 허가 절차 등도 달라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아미노산 사슬로 이뤄진 단백질 기반 제제는 바이오의약품으로 분류한다. 중국과 일본, 한국 등은 이런 기준을 적용해 위고비의 복제약을 바이오시밀러(시밀러)로 보고 관련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40개 이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약물은 화합물로 취급하고 있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3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미국에서 위고비의 복제약은 제네릭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당장 특허 만료를 앞둔 국가에선 위고비 시밀러 개발을 위한 막바지 절차가 한창이다. 지난달 25일 중국 ‘지우위안 지네틱 바이오파마슈티컬(지우위안)’은 위고비 시밀러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자국 제품에 대한 허가 심사가 비교적 빠른 중국에서 하반기 중 위고비 시밀러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인도 바이오콘은 지난 2024년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시밀러를 허가받는 동시에 후속작인 위고비의 특허 만료에 대비해 시밀러 개발 절차도 병행했다. 이 회사도 임상 개발 단계를 마치고 연내 인도와 캐나다를 시작으로 위고비 시밀러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고 있다.
국내에선 펩진이 삭센다 시밀러 ‘PG001’과 위고비 시밀러 'PG004' 동시 개발을 시도했다. 이 회사는 국내사 중 처음으로 삭센다 시밀러 개발에 뛰어 든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최근에는 시장성이 큰 위고비 시밀러 개발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펩진은 PG004에 대해 순도 98% 이상, 생산 수율 ℓ당 4g 이상을 달성하며 상업화 역량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모다라이프플러스(옛 바이오리더스)와 손을 잡고 해당 후보물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도 공표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7월 경구용 위고비 제네릭에 대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성공했다. 앞선 주사제와 달리 경구용 위고비의 제형 특허는 미국이나 EU, 일본 등 주요국에서 2039년까지 유지된다.
삼천당제약은 자체 제형기술인 ‘S-PASS’를 통해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약인 ‘위고비필’의 제형 특허를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일본 다이이찌산쿄 에스파와 경구용 위고비 제네릭의 일본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달 말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유럽 11개국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비만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EU와 미국 등 주요국은 아직 특허가 꽤 남았고 신흥국에서는 현지 기업이 위고비 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비만 시장 역시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도 국내 진출을 노리면서 주요국 진출을 병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젭바운드’처럼 위고비를 뛰어넘는 경쟁 제품이 새로 나와, 복제약의 시장성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