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B가 간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에 대해 미국에서 세 번째 허가 도전에 나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해당 병용요법에 대해 두 번째 허가 보류 조치를 내놓은 지 10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 상승 추세 속에 이번 재신청 소식이 더해지면서 HLB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에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실사용 데이터가 축적된 만큼 허가는 시간 문제라는 낙관론과 중국 기업에 대한 FDA의 꼼꼼한 검증 절차가 지속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리보세라닙에 대해 간암 신약 허가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같은 날 HLB의 파트너사인 항서제약도 FDA에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에 대한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를 제출했다. 두 약물의 병용요법으로 임상이 진행됐던 만큼 FDA는 이를 통합해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리보세라닙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2 수용체인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이며, 캄렐리주맙은 면역관문 수용체 중 PD-1을 표적으로 삼는 항체 치료제다. 두 약물의 병용요법은 임상 3상에서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30% 이상의 객관적반응률(ORR)과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 23.8개월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23년 2월 중국에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이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반면 이 요법의 미국 진입 절차는 수차례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먼저 두 회사는 2023년 5월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에 대한 첫 번째 허가 신청에 나섰다. 하지만 이듬해 5월 FDA가 1차 보완요청서(CRL)를 보내면서 허가가 불발됐다. 당시 FDA는 △캄렐리주맙의 제조·품질·관리(CMC) 실사에 대한 문제점 △주요 임상 사이트에서 실사를 진행하지 못한 점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당 지역과 관련된 임상 사이트에서 실사를 진행할 수 없었던 부분이 포함됐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HLB와 항서제약 등은 4개월 만인 2024년 9월 "1차 CRL에서 지적된 내용을 보완했다"며 2차 허가 신청을 진행했다. 이들이 지난해 3월 FDA로부터 받아든 것은 2차 CRL이었다. 이에 대해 HLB는 허가 재보류의 사유로 캄렐리주맙의 CMC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 2차 불허 모두 파트너사 문제가 기인한 셈이다.
HLB 측은 3번째 허가 신청에 대해 "이전 심사 과정에서 제시된 지적 사항을 충실히 보완했고 제출 자료 전반을 다시 점검해 재신청을 하게 됐다"며 "남은 심사 절차에 대해 면밀히 대응하고 FDA와의 소통에도 성실히 임해 성과로 이어지게 만들겠다"고 했다.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세 번째 도전 소식에 HLB 주가는 과거와 달리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요법에 대한 첫 번째 미국 허가 신청 소식이 전해진 직후 HLB 주가는 전날 대비 14% 가량 상승했지만 이튿날 곧바로 10%대 하락 마감했다. 이어진 두 번째 허가 신청 당일에는 주가가 3%대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세 번째 허가 신청 소식이 처음 전해진 26일 주가가 10%대 올랐고, 이튿날에도 5%대 상승한 6만6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이 7%대로 대폭 상승한 날 세 번째 재도전 소식이 전해져 기폭제가 됐다"며 "바이오주가 다소 숨고르기를 한 27일에도 HLB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임상에서 충분한 효능을 보인 것과 함께 중국에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의료현장 내 실사용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며 "생산 관련 문제만 제대로 해결됐다면 이번에 허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FDA가 중국산 의약품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는 점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주목된다. FDA에 정통한 한 신약개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자체 임상 개발한 면역항암제가 미국에서 허가된 사례는 2종 뿐이다”면서도 “하지만 첫 제품 승인 이후 중국 기업의 임상 진행 과정에 대해 신뢰하지 않던 FDA의 기조가 다소 개선됐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중국 쥔스바이오바이언스의 '로크토르지'는 2023년 11월, 베이진의 '테빔브라'는 2024년 3월 미국에서 승인을 획득했다.
이 관계자는 "FDA의 인식이 전면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며 “이런 연장선 상에서 캄렐리주맙에 대한 CMC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