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GSK가 낙점한 에이비엘·알테오젠… 기술수출 무게감 ‘업’?

K-바이오 플랫폼 가치 입증... “상업화 이후 로열티 비율 상향조정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사진=각 사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K-바이오 기술을 잇달아 수혈받고 있다. 백신 명가인 GSK는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에 기반한 뇌질환·항암 시장 공략을 위해 에이비엘바이오와 알테오젠을 선택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항체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DDS)’과 알테오젠의 제형 변경 플랫폼을 차기 신약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GSK와 계약에서 K-바이오 플랫폼의 신뢰성을 높이 평가받아 로열티(사용료) 조건을 유리하게 책정한 것으로 분석돼 주목되고 있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GSK가 국내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과 체결한 기술도입 규모는 모두 4조6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4월 GSK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 플랫폼에 대해 계약금(739억원)과 기술료(마일스톤·약 3조9000억원)를 포함해 총 4조1100억원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을 맺었다.

그랩바디-B는 뇌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겨냥하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 기반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이다. 개발하려는 신약 후보물질을 IGF1R과 결합해 구성하면 혈액뇌관문(BBB)을 통과해 약물의 뇌 투과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GSK는 항체부터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에 이르기까지 여러 뇌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에 그랩바디-B를 접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달 20일 GSK 자회사 테사로는 항체 신약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에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을 접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계약금(295억원)과 기술료(약 3905억원) 등 총 4200억원 규모의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브로자임은 수 시간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IV)를 수 분 만에 투약하는 피하주사(SC)로 바꿔주는 플랫폼이다.

GSK는 하이브로자임을 통해 젬퍼리의 투약 편의성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포석을 짠 것으로 보인다. 젬퍼리는 자궁내막암 1차 치료 적응증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6억 파운드(약 1조2000억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GSK는 유전자 재조합 DNA 기반 백신 전문 기업이며 수십 년 전부터 프랑스 사노피와 함께 백신 명가로 알려져 왔다. 실제로 △‘싱그릭스’ 등 대상포진 백신 △‘백세로’ 및 ‘멘비오’ 등 수막구균 백신 △‘플루아릭스’ 등 계절 독감 백신 △‘페디라릭스’ 등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 예방용 소아용 혼합백신 △성인용 간염 백신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런 GSK가 다발성골수종 대상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블렌렙(성분명 벨란타맙 마포도틴)’과 젬퍼리를 2020년과 2021년 잇달아 미국에서 승인을 받는 등 신규 모달리티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K-바이오 기술을 잇달아 선택한 것은 그만큼 높은 가치를 입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GSK가 미래 신약 개발 및 기존 약물의 차별성을 더하기 위해 유수의 기업을 파트너로 찾고 있던 중 K-바이오 플랫폼 가치를 높게 평가해 낙점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기술수출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 평가

GSK와의 기술수출과 관련해 에이비엘바이오와 알테오젠은 기술수출 체질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 계약을 맺기 전에는 자체 발굴한 단일 물질을 기술수출 하는 식이었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22년 1월 프랑스 사노피에 그랩바디-B 플랫폼이 적용된 퇴행성 뇌질환 신약 후보물질 ‘ABL301’대한 상업화 권리를 1조3000억원 규모로 이전한 바 있다. 그에 앞서 2018년 미국 컴파스 테라퓨틱스와 이중항체 신약 후보 ‘ABL001’에 대한 물질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지난해 GSK와의 계약은 처음으로 플랫폼을 기술수출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지난해 GSK와 계약 당시 “우리 기술을 통해 개발된 물질이 아닌, 플랫폼 자체를 기술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알테오젠 역시 상업화 성공에 바탕을 둔 로열티 수령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기술수출 조건이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은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SC 제형 개발에 사용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MSD와 맺은 키트루다 SC 개발 계약의 총 마일스톤은 약 1조4470억원인데, 이번에 GSK 자회사 테사로와 맺은 계약의 마일스톤(약 3905억원)은 MSD 대비 약 27%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알테오젠은 임상에서 기술적 가치가 검증된 만큼 상업화 이후 로열티 수익 배분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딜(계약)의 무게추가 이동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단계적 기술료는 크지 않지만 제품 출시 이후 매출의 일부를 받는 로열티 부분에서 충분한 이점을 가져갔다는 얘기다.

또 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는 젬퍼리 대비 약 20배의 매출을 올리는 약물로 두 약물의 제형 변경 마일스톤이나 로열티 등은 해당 약물의 시장 내 입지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빅파마가 알테오젠의 기술을 통한 제형 변경 성공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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