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섬유 기업인 태광산업이 동성제약을 인수한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것인데, 태광산업이 뷰티·헬스케어 사업에 방점을 두고 있어 의약품 비중이 높은 동성제약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중견 제약사 동성제약을 1600억원에 인수한다. 인수 자금은 신주 700억원, 전환사채(CB) 500억원, 회사채 400억원으로 구성됐다. 태광산업과 유암코가 각각 800억원씩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태광산업은 지난해부터 신사업 진출을 모색해 왔다. 태광산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전체 매출의 84%가 석유화학 제품에 치중돼 있어 사업구조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석유화학 업황이 최근 안 좋아지면서 작년부터 새로운 사업을 찾았다”며 이번 인수·합병도 그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2026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후 다양한 산업군을 인수해 왔다.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을 2450억원에 인수했고, 4700억원 규모의 애경산업 인수는 내달 19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13일에는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100% 자회사인 ‘실(SIL)’을 설립했으며, 조만간 케이조선 인수전에도 뛰어든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기존 사업 재편과 신사업 추진을 모두 포함해 1조50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인데, 모두 M&A에 투자되는 것은 아니다”며 “애경산업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인수를 추진했고, 태광산업이 부담하는 자금은 절반인 235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동성제약 인수는 태광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시도 국면에서 이뤄졌다. 회사는 동성제약을 인수함으로써 화장품을 넘어 염모제 등 헤어케어 영역을 아우르는 ‘뷰티·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고 했다.
태광산업은 “신설법인 실(SIL)을 통해 추진 중인 화장품 사업과 동성제약의 연구개발 경험 및 헤어케어 전문성을 결합해, K-뷰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동성제약은 염색약 ‘세븐에이트’, 탈모치료제 ‘미녹시딜’ 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동성제약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인수 후 포트폴리오 구성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024년 기준 동성제약의 염모제(화장품) 매출은 246억원으로 전체(884억원)의 27.9%를 차지한다. 의약품은 513억원으로 전체의 58%이며, 탈모약을 제외하고도 43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한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상위에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체 매출에서는 전문의약품(ETC) 분야가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동성제약의 헤어케어 사업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현재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회사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인수 후 태광산업이 동성제약 경영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서도 회사 측 관계자는 “법원에서 최종 결론을 내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안다. 추후에 결정될 사안이다”며 즉답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