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K이노엔이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으로 미국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이 회사의 파트너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에 대한 허가 신청을 완료하면서 최종 관문에 올라섰다. 일본 다케다제약이 선점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HK이노엔은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파트너사의 영업력을 내세워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적응증 3종 동시 허가 신청…내년 1월 시판 목표
지난 9일(현지시간)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인 세벨라 파마슈티컬스(세벨라)가 자회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를 통해 FDA에 케이캡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미란성 식도염(EE) △미란성 식도염 치료 이후 유지요법 등 세 가지 적응증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케이캡은 국내에서 2018년에 허가된 30호 국산 신약으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약물이다. 케이캡은 기존에 널리 쓰이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 약물 대비 신속한 효능과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섭취할 수 있는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며 각 국에서 시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일례로 케이캡은 약 1조3700억원 규모의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P-CAB 시장에서는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케이캡의 원외처방액은 2024년 1969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608억원으로 집계된다. 동종 계열의 경쟁 약물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나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시장 주도 약물로 자리 잡았다.
HK이노엔은 한국을 포함해 22개국에서 케이캡에 대한 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재까지 19개국에서 출시했다.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세계 100개국에서 케이캡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HK이노엔이 이미 53개국에 케이캡에 대한 기술 또는 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미국 내 허가 심사 시간을 고려할 때 이르면 내년 1월에 케이캡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선점한 ‘보퀘즈나’…파트너사 영업망에 기대
이번에 진출을 시도하는 미국은 다른 대부분의 질환처럼 위식도역류질환에서도 단일 국가 중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질환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7조원이었으며 미국은 이 중 약 60%(4조원)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P-CAB 제제 시장은 다케다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패썸 파마슈티컬스(패썸)가 2023년 말에 동종 계열 중 최초로 출시한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가 선점한 상황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미국의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서 P-CAB 제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따로 따질 것 없이 보퀘즈나가 차지한 규모와 같다”며 “케이캡이 출시되면 두 약물이 경쟁적으로 작용해 P-CAB 시장 규모가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퀘즈나는 이번에 케이캡이 신청한 세 가지 적응증 이 외에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으로 인한 감염 치료 관련 항생제 병용요법',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관련 가슴쓰림 치료' 등 미국에서 총 5가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패썸에 따르면 2025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보퀘즈나 매출이 1억1750만달러(약 1730억원)였으며 해당 제품을 출시한 이후 누적 처방 건수가 10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은 메인 적응증을 확보하고 추가 적응증을 받는 수순으로 글로벌 진출을 지속하고 있다”며 “세벨라가 40년 이상 소화기 시장에서 영업망을 갖춘 기업이기 때문에 우리 약물이 승인되면 시장 점유율 빠르게 확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