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에 새긴 붉은색 문신 이후 전신 피부 반응이 시작돼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고 땀을 전혀 흘리지 못하게 된 30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폴란드 브로츠와프대 의대 의료진이 보고한 이 사례는 의학 학술지 ⟪임상 진료(Clinics and Practice)⟫ 2025년 11월 28일에 게재됐으며, 최근 영국 일간 미러 등이 보도했다.
폴란드에 거주하는 이 36세 남성은 2020년 팔뚝에 붉은 꽃 모양의 문신을 했는데, 약 4개월 후부터 심한 가려움, 피부 박리, 결절성 발진이 문신 부위 주변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피부 병변은 빠르게 팔에서 가슴으로 확산됐고, 이후 전신으로 퍼지며 작은 융기들이 서로 합쳐진 넓은 염증성 병변으로 진행됐다.
증상은 이후 전신 피부가 붉어지고 벗겨지는 중증 피부 질환인 홍피증(erythroderma) 단계로 악화됐다. 이와 함께 두피와 얼굴, 체모 전반이 모두 빠지는 전신 탈모증이 발생했으며, 이후 발한 기능에도 이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땀 분비가 감소하는 저한증이 나타났고, 이후에는 전혀 땀을 흘리지 못하는 무한증으로 진행됐다. 의료진은 “환자는 운동 내성이 크게 저하됐으며, 열사병 위험으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보고했다.
피부 검사 결과, 붉은색 문신 잉크 성분에 의해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붉은색 문신 잉크로 인한 합병증으로, 이처럼 광범위하고 전신적인 반응이 나타난 사례는 매우 드물며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환자는 수개월간 면역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으나 임상적 호전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염증이 심한 문신 부위를 외과적으로 제거했지만, 이 역시 증상을 완전히 개선하지는 못했다. 이후 피부 일부가 탈색되는 백반증(vitiligo)이 새롭게 발생했다.
문신 잉크를 완전히 제거한 이후 탈모는 점차 회복됐고, 백반증의 진행도 멈췄다. 하지만 발한 기능은 끝내 회복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붉은색 문신 잉크를 완전히 제거한 뒤 모발 성장은 회복됐고 백반증의 진행도 중단됐지만, 무한증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검사 결과, 환자의 땀샘은 파괴돼 흉터 조직으로 대체된 상태였으며, 회복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소견은 발한 기능 회복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 남성은 분무기를 이용해 체온을 낮추며 생활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과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붉은색 잉크, 부작용과 가장 많이 연관 보고
연구진은 문신으로 인한 합병증이 경미한 피부 자극에서부터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붉은색 잉크는 지속적인 가려움, 부기, 육아종 형성과 가장 흔히 연관돼 왔다고 밝혔다. 육아종은 면역계가 제거하지 못하는 물질을 격리하려 할 때 형성되는 염증성 결절이다.
연구진은 “문신에 대한 만성 알레르기 반응은 시술 수개월 또는 수년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반응이 햇빛 노출이나 면역 기능 변화와 관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신 잉크는 화장품이나 의료제품에 비해 규제가 느슨한 경우가 많으며, 제조사가 전체 성분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은 2022년부터 문신 잉크 내 유해 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해당 환자는 그 전인 2020년에 문신을 받았다.
이전에는 붉은색 문신 잉크에 수은, 카드뮴, 비소 등 독성 물질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연구진은 붉은색 잉크 과민 반응과 이 사례에서 나타난 전신적 무한증 사이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문신 잉크 내 화학 물질이 면역계를 혼란시켜 땀샘을 공격하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기존 연구에서도 문신 피부에서 발한 기능 저하가 관찰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신과 관련된 면역 활성화가 국소 반응에 그치지 않고 전신 기능 장애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