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기자수첩] 서정진 회장의 실적 자신감, 과연 이번엔…

지난달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중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온라인 간담회 캡처

셀트리온이 올해 4분기 실적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증권업계가 내놓는 실적 전망은 거리감이 느껴진다. 앞서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매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며 시장의 신뢰를 잃었던 터라 4분기 결산 후 내놓을 숫자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IBK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이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1700억원, 영업이익 1조1350억원(영업이익률 27.2%)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사상 처음 4조원대 매출을 달성한다는 의미가 크지만 더 눈길이 가는 것은 4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올 지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4분기에) 매출원가는 35% 아래로, 영업이익률은 40%대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영업이익은 분할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쟁해 볼만하다”고 힘줘 말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신감은 램시마IV와 트룩시마 등 기존 제품들의 안정적인 매출과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등 신규 제품의 성장세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이후 일시적인 비용 부담이 해소되면서 영업이익률도 개선될 일만 남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숫자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 4분기를 놓고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564억원, 영업이익은 3257억원이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이 1조640억원, 영업이익 1960억원을 써낸 것을 감안하면 매출은 1924억원, 영업이익은 1297억원 차이가 난다.

올해 4분기 전망치에서도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IBK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이 올해 4분기 매출 1조3370억원, 영업이익 4410억원(영업이익률 33%)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DB증권은 같은 기간 매출 1조3296억원, 영업이익 3846억원(영업이익률 28.9%)으로 전망했다.

LS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을 1조6329억원, 영업이익을 6790억원으로 예측한다. 증권사별 실적 전망치가 다를 수 있지만, 단순 비교해도 영업이익에서 2380억원~2900억원 이상 격차를 보인다. 영업이익률이나 매출원가율도 다르지 않다. 서 회장은 4분기 영업이익률이 40%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증권사 전망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바이오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회사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체에서는 위탁개발생산(CDMO)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바로 다음 가는 덩치다. 실적도 매년 우상향해 2005년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10여년 만에 코스피 시장에 진입했고, 현재는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한다. 올해 매출액도 4조원을 넘어서며 초대형 기업으로 거듭나는 건실한 회사이지만, 주주들의 원성은 거세다.

서 회장이 무리한 실적 목표를 내세웠다가 하향 조정하며 시장의 불신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앞서 짐펜트라의 매출 목표를 번복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3월 짐펜트라 매출 전망치를 1조원으로 제시했다가 11월엔 7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이어 지난 달 간담회에서는 3500억원이라는 숫자를 제시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40%대 영업이익률 발언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지 않다. 윤상원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대위원장은 “영업이익률 40%는 말도 안된다”며 “또 습관성 허언증이라고 보고 있다”고 직격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간담회 직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충분히 받았다. 하지만 그 뿐이다. 주가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지난달 19일 셀트리온의 종가는 18만5100원이었는데, 3일 종가는 18만3300원으로 오히려 내려 앉았다. 호실적을 예고했지만 시장이 반응하지 않으면서 주주들만 애가 탄다.

서 회장은 “4분기 실적을 가결산해서 조기 공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만큼 실적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에는 지난 간담회에서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박병탁 기자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