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흔히 쓰는 항암제인데... 효과 2만배 끌어 올린다고?

美연구팀, 나노기술 활용 항암제 효과 높이고 부작용 줄여

기존 항암제를 나노기술로 재설계 해 항암 효과를 대폭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게이티미지뱅크

기존 항암제를 나노기술로 재설계해 항암 효과를 최대 2만 배까지 끌어올리면서도 부작용은 거의 없애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채드 A. 미르킨 교수 연구팀은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세포독성 항암제 '5-플루오로우라실(5-FU)'을 '구형 핵산(SNA)'이라는 특수 나노구조로 재설계해 효과를 대폭 높였다고 밝혔다. 미르킨 교수는 화학 및 나노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국제나노기술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구형 핵산은 DNA나 RNA 가닥이 나노입자 핵을 중심으로 빽빽하게 둘러싼 공 모양 구조물이다. 연구팀은 이 구조가 세포 안으로 유전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독성이 강하고 잘 녹지 않았던 기존 항암제를 구형 핵산 구조 안에 탑재함으로써,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면서 정상 조직은 손상시키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항암제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항암제를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새로운 항암제는 기존 약물에 비해 백혈병 세포 침투율이 12.5배 높았고, 암세포 제거 능력은 최대 2만 배까지 향상됐다. 암 진행 속도는 59배 느려졌는데도 특별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런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가 안고 있던 본질적인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5-플루오로우라실 같은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빠르게 증식하는 정상 세포까지 구분 없이 공격해 탈모, 구토, 면역력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구형 핵산 기술로 재설계 된 항암제는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아 정밀 타격해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면서도 부작용 위험을 줄였다.

미르킨 교수는 "이 기술이 실제 환자에게 적용될 경우 더 우수한 치료 효과와 반응률, 그리고 더 적은 부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모든 암 치료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러한 혁신이 가능했던 원리는 암세포의 특성을 역이용한 데 있다. 미르킨 교수에 따르면, 골수 암세포 표면에는 정상 세포보다 '청소 수용체'가 월등히 많이 존재한다. 이 청소 수용체는 구형 핵산 구조를 인식하고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항암제가 암세포에 의해 자연스럽게 흡수되도록 설계함으로써 약물 전달의 정확도와 효율을 극대화한 셈이다.

실제 쥐 실험에서 이 치료법은 혈액과 비장에 존재하던 백혈병 세포를 대부분 제거했고, 이를 통해 쥐의 생존 기간도 현저히 늘어났다. 게다가 구형 핵산 구조가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기 때문에 정상 조직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향후 더 큰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뒤, 최종적으로 인체 임상시험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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