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최악을 피했다’는 분위기이지만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모습이다. 바이오시밀러의 정확한 관세율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다소 혼란스러운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알고 있고, 양국이 세부 내용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저녁 한·미는 한국의 미국 수출 의약품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적용하고,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다만, 양국이 정확한 내용을 문건으로 내놓지 않은 상태여서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바이오시밀러에 적용되는 최혜국 대우라는 것이 정확히 몇 퍼센트의 관세율을 말하는 것인지, 원료의약품 수출 때 관세율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등이 분명하지 않다. 가령, 중국 소재 기업이 캐나다산 원료를 이용해 완제품을 수출하면 캐나다 관세를 적용할 것인지, 중국 관세를 적용할 것인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를 제조해 미국에 완제품이 아닌 상태에서 넘긴 후 그 나라에서 패킹(포장)할 경우 관세를 어떻게 적용할지 등은 복잡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시밀러를 복제약으로 볼 것인지, 신약으로 볼 것인지도 애매하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바이오시밀러는 복제약으로 분류될 수도 있고 브랜드 의약품으로 취급될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인데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끝난 바이오의약품의 후속 제품이라 복제약으로 볼 수 있지만, 제네릭처럼 완전 동일한 복제약은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운 제품으로 다뤄지기도 한다.
최혜국 대우를 놓고 관세율 15% 적용이 거론되지만 이 역시 확실치 않다. 이 때문에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과 맞물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 섞인 관측도 나온다. 정 원장은 “트럼프 정부는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 중인데, 바이오시밀러에 관세를 적용하면 의약품 가격이 올라가 저가에 공급하려는 의도가 퇴색된다”며 “이 때문에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관세를 적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60% 저렴하다는 점을 들어 관세도 9%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추정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의약품에 10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합의는 관세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앞선 지적처럼 바이오시밀러 관세 등은 여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제네릭 의약품의 무관세 유지와 함께 최혜국 대우를 확보함으로써 여타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관세 조건을 보장받게 됐다”며 “다만, 우리 기업들의 주요 수출품목인 바이오시밀러 등의 무관세 적용 여부가 여전히 불분명한데, 이에 대해서도 무관세 혜택이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는 세부안 마련을 위해 협의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합의 이후 불거진 바이오시밀러 관세율 논란 등에 대해 “알고 있다”며 “현재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부안 합의 일정에 대해선 “확실하게 데드라인을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어서 현시점에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혜국 대우가 15% 관세율을 말하는 것인 지에 대해서도 “양국이 내놓는 구체적인 문안을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