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전공의들의 연장근로 및 추가근로시간의 기준은 어디인가?

[박창범 닥터To닥터]

전공의의 근무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현재 근로기준법에서는 최대 허용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이지만 전공의들은 전공의 특별법에 의해 당직 포함 주 80시간까지 허용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의사들에게 전공의 생활이 어땠는지 물어보면 좋았던 생각보다는 힘들었다는 생각만 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전공의의 근무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현재 근로기준법에서는 최대 허용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이지만 전공의들은 전공의 특별법에 의해 당직 포함 주 80시간까지 허용된다. 참고로 주 80시간은 일주일에 주말 한 번, 주중 한 번의 당직근무를 하고 다음날 일과시간에도 근무를 해야 맞출 수 있는 시간이다. 또한 교육이나 발표를 위하여 휴식과 근무시간을 쪼개어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동료 전공의가 사직을 하거나 출산휴가를 받으면 남아 있는 전공의들이 이들의 일을 나누어서 하는 악순환을 밟기도 했다.

이런 경우에 주 80시간이 아닌 주 100시간을 일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에 비하여 이들의 임금은 당직비를 포함하면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리고 당직수당도 실제 당직 근무시간에 상관없이 정해진 일정 금액을 주는 경우가 흔했다. 실제 당직 근무시간에 따른 보상을 주더라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액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불합리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수련 기간이 3-4년 정도로 정해져 있고, 전공의라는 기간이 자신이 전문의가 되기 위한 일종의 교육 훈련 과정으로 생각하여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지냈다.

하지만 최근에 이러한 생각이 변하고 있다. 자신들의 권리를 인식하고 주장하는 사회적 경향에 따라 전공의들도 자신의 주말이나 야간 당직근무와 같은 추가 근로시간에 대하여 정당한 보상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추가 근로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받는다면 추가 근로시간의 기준은 근로기준법의 주 40시간일까? 아니면 전공의법의 80시간일까? 이에 대한 판결이 나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의사 3명은 A 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았다. 이들의 수련 계약에는 1주 수련 시간 80시간 원칙, 교육 목적상 8시간 추가 가능, 야간 당직 주 3회 초과 불가 등이 포함됐다.

의사 3명은 전공의기간동안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를 했음에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A 병원을 상대로 1주 40시간 초과분에 대한 임금소송을 제기했다. A병원은 전공의들이 훈련생의 지위에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설령 근로자라 해도 포괄임금제가 성립해 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근로시간에 논문 작성이나 발표 준비를 하였기 때문에 모든 근무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1심은 포괄임금 약정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수련계약이 1주 80시간 근로를 예정했기 때문에 1주 8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만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하지만 2심은 근로기준법에서 1주당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레지던트 수련계약의 1주 80시간 근로 약정은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초과분 기준을 1주 80시간이 아닌 40시간으로 봤다.

대법원은 역시 이 경우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이 합법적으로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응급실은 24시간 내내 환자가 방문할 수 있고, 전공의 근무표를 보면 레지던트들이 짧은 간격으로 계속해서 환자를 진찰한 것으로 보이고, 학술 행사나 논문 작성, 시험 준비 등에 투입된 시간이 근무 시간에 포함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레지던트들이 근무한 시간 전부는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2025.9.11. 선고 2019다273803판결)

이 판결은 이제까지 전공의 시절에 임금으로 보상받지 못한 수많은 연장 및 야간근로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임금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3년이기 때문에 2022년까지 전공의를 했던 경우에 한하여 소송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주의할 것은 소송에 참여할 경우 자신이 주당 40시간 이상 연장/초과근로를 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전공의 근무시간표(당직표) 등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응급의학과의 경우 근무시간동안 환자를 지속적으로 진료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으로 그렇지 않은 과의 경우에는 자신이 근무시간에 논문 작성이나 발표 준비, 시험 준비와 같은 개인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수도 있다.

물론 이 판결로 인하여 현재 전공의 수련병원은 앞으로 전공의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수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수련병원과 정부의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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