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기자수첩] 창고형 약국 논란, 국민 편익은 뒷전인가

박병탁 기자

“대형 자본이 기형적 약국으로 약국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고, 약국이 의약품 오남용을 조장해 국민 건강 위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창고형 약국) 개설을 복지부가 방치하고 있다.”(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형 자본이 진입하면 골목 약국들이 문을 닫을지 모르고, 피해는 의료 취약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역에는) 약국 사막이 생길지도 모른다.”(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주로 ‘대형 자본’의 진입으로 ‘골목 약국이 퇴출’되거나 ‘의약품 오남용을 조장'하고, 이로 인해 ‘국민 건강’이 염려되고, 특히 ‘의료 취약지 주민’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었다.

국감장에서 우려가 강하게 표출되면서 창고형 약국이 즉시 퇴출돼야 할 대상처럼 비춰진 보도도 있었지만, 의원실은 ‘퇴출’이 아니라 ‘제도적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저희는 창고형 약국 있으면 안 된다고 한 적이 없다”며 “정확한 규제 방안이나 상생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창고형 약국은 일반의약품을 대형마트처럼 진열하고 할인·판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약국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6월 성남시에 이어 고양시·광주광역시·전주시에 잇따라 개설됐고, 전국 5~6곳에서 추가 개설이 추진되고 있다. 우후죽순 늘고 있는 창고형 약국에 대해 관련 규제가 부재한 것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대형 자본의 진입으로 약국이 문을 닫고 의료 취약계층이 피해를 본다’는 식의 논리에는 적잖은 의구심이 생긴다.

대형 자본의 진입 여부는 자본의 규모보다는 성격에 관한 문제다. 약국은 약사법에 따라 약사 또는 한약사 개인만 개설할 수 있는데, 창고형 약국의 개설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개인 단위를 넘어서는 자본력 동원됐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이다. 상업자본이 개입되면 약물 오남용, 리베이트, 의료 상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지난 6월 성남에 문을 연 1호 창고형 약국을 개설한 약사는 이미 종로 5가에서 대형 약국을 운영하며 20억원대의 개설 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 성격의 문제 이면에는 개설 주체를 둘러싼 직능 간 갈등이 자리한다. 대한약사회는 한약사의 약국 개설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는데, 고양시에 마련되는 2호 창고형 약국 개설자가 한약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수위가 높아졌다. 대한약사회가 창고형 약국의 외부 자본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표면적으로는 ‘법 위반’을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한약사의 약국 개설을 막으려는 직능 간 영역 다툼 요소도 작용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놓고 보면 국감장의 문제 제기가 진정 의약품 오남용 방지와 의료 취약지 주민 보호를 위한 것인지, 약사회의 이해를 대변한 것인지 혼란스럽다. 마치 약사회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본의가 왜곡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외면받고 있는 것은 대다수 국민이라는 점은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약을 구매할 수 있고, 상비약을 구비하거나 품절된 약을 찾아 이 약국 저 약국을 전전하지 않아도 되는 편익을 침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고형 약국’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약국 형태다. 제도 미비 때문에 벌어지는 혼란은 보완하되, 특정 단체의 이해가 공공의 이익보다 앞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의 편익과 안전을 함께 볼 수 있는 균형 잡힌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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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5-10-22 10:14:27

    국민편익이 우선 입니다.다이소에서 팔아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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