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한국 과학자들이 참가한 연구진...최초로 인간의 피부 세포로 배아 만들어

피부 세포의 핵을 난자에 넣은 뒤 염색체 조작 거쳐 정자에 수정시켜 배반포 배아 만들어

피부 세포의 핵을 난자에 넣어 염색체를 반으로 줄이는 과정을 거쳐 수정 가능한 난자를 만든 뒤 정자에 수정시켜 초기 단계의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의 피부 세포에서 채취한 DNA를 조작한 다음 정자에 수정시켜 초기 단계의 인간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팀과 한국 차의과대 강은주 교수·이영미 박사팀이 참가한 연구진은 피부 세포의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에 넣은 뒤 염색체를 반으로 줄이는 과정을 거쳐 수정할 수 있는 난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난자를 정자와 수정시킨 후 배반포 배아 단계까지 발달시켰다. 배반포는 하나의 세포로 시작된 수정란이 세포 분열을 통해서 여러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배아는 난할(단세포인 수정란이 다세포가 되기 위하여 연속적으로 분열하는 체세포 분열의 과정)을 시작한 이후의 개체를 말하는 것으로 사람의 경우는 7주가 넘어가면 태아라고 한다.

배반포 배아는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배아가 약 5일째에 도달한 단계의 배아를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전능성을 가진다. 즉, 하나의 완전한 생명체로 성장할 수 있는 상태다.

생식은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만나 이뤄진다. 정자와 난자가 융합해 배아를 만들고 9개월 후에 아기가 태어난다. 이제 과학자들은 이런 규칙을 바꾸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피부에서 시작됐다.

연구진은 신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전체 유전 암호의 사본을 담고 있는 핵을 피부에서 꺼낸 후 유전적 지시가 제거된 기증자의 난자에 넣었다. 이는 1996년에 태어난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 데 사용된 기술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 난자는 이미 전체 염색체 모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정자에 의해 수정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부모로부터 각각 23개의 DNA 묶음을 물려받아 총 46개가 이 난자에 들어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배아가 세포 분열을 통해 초기 세포 집단을 형성하는 과정, 즉 배아 메테오시스 단계에서 난자가 염색체의 절반을 버리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82개의 기능성 난자를 만들었다. 이 난자들은 정자로 수정됐고 일부는 배아 발달의 초기 단계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탈리포프 교수(오리건보건과학대 배아 세포 및 유전자치료 센터 소장)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달성했다”며 “결국에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은주 교수(의생명과학과)는 “‘난자가 없는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며 “체세포 핵이식 및 감수 분열을 통해 수정 가능한 난자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개발했지만 국내에서는 사람 난자를 이용한 연구가 어려워 미국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이 기술은 신체의 거의 모든 세포를 생명의 출발점으로 사용함으로써 노령이나 질병으로 인한 불임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며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학이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해 대중과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Induction of experimental cell division to generate cells with reduced chromosome ploidy)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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