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이 아픈 증상을 단순한 인후통으로 여기며 목캔디만 먹던 한 여성이 결국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구강암 진단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의 보도에 따르면 웨일스 스완지에 거주하는 49세 여성 리앤 애디스는 2024년 2월부터 약 10주간 지속된 목 통증을 가볍게 생각했으나, 목에 혹이 생기고 구강 출혈이 나타나면서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성매개 감염병인 HPV 16형에 의해 발생한 구인두암이 확인됐다. 암은 이미 구개와 혀뿌리, 림프절까지 퍼져 있었다.
리앤은 2024년 8월부터 6차례 항암화학요법과 6주간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치료 도중 체중이 급격히 감소해 위루관을 삽입했으며, 극심한 통증과 식욕 부진으로 석 달 동안 거의 누워 지내야 했다. 현재는 치료를 마치고 완전관해 판정을 받아 2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고 있다.
리앤은 “HPV가 자궁경부뿐 아니라 구강에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조기검진과 HPV 백신 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들에게는 자궁경부 세포검사(자궁경부암 검진)를, 청소년과 젊은 층에는 HPV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인후통이나 구강 내 이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하며, HPV 백신을 통해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일부 구강암의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HPV, 흔하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바이러스… 백신과 조기검진이 관건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는 인체에 가장 흔히 감염되는 바이러스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수백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피부 사마귀와 같은 비교적 경미한 질환을 일으키지만, 특정 고위험형은 자궁경부암, 항문암, 음경암, 그리고 구인두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HPV는 주로 성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질 성교뿐만 아니라 구강 성관계, 항문 성관계, 그리고 피부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은 매우 흔하여 성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생에 한 번 이상 노출될 수 있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감염은 면역 체계에 의해 1~2년 내 자연 소멸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지속적으로 남아 세포 변화를 일으키며 암으로 발전한다. 특히 HPV 16형과 18형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자궁경부암의 70% 이상, 그리고 HPV 관련 구인두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HPV 감염과 밀접하게 연관된 구인두암과 편도암 상승세
최근 보건당국과 학계 자료에 따르면, HPV 감염 자궁경부암 환자는 2020년 약 1만 건에서 2024년 1만4천 건 이상으로 30% 이상 늘었으며, 여성 진료 인원 역시 5년 새 12% 이상 증가했다.
두경부암 가운데 HPV 감염과 밀접하게 연관된 구인두암과 편도암도 상승세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22년 편도암 신규 발생은 662건, 구인두암은 159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최근 10년간 연평균 2%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편도암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HPV 감염이 확인됐다.
국내 HPV 감염률은 일반 여성에서 약 10~15% 수준으로 추산된다. 고위험군 HPV 유형 중에서는 16형, 52형, 58형이 흔하게 검출되며, 이 가운데 16형은 자궁경부암과 구인두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HPV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암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일부 연령대에 국가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예방 범위가 넓은 9가 백신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암센터 연구에 따르면 HPV 백신 접종률과 검진률을 높일 경우 2030년대 중반에는 자궁경부암 퇴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방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HPV 백신 접종이다. HPV 백신은 청소년기 접종 시 가장 효과적이며, 이미 성 경험이 있는 성인에서도 예방 효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여러 국가의 보건 당국은 청소년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자궁경부암 예방을 넘어 구강암과 항문암 등 다양한 HPV 관련 암의 발생률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정기적인 검진 또한 중요하다.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 세포검사와 HPV 검사를 통해 조기 병변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치료할 수 있다. 구강암이나 구인두암의 경우 현재까지 체계적 검진법이 확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목이나 입안에서 발생하는 종괴, 지속되는 통증이나 출혈, 삼킴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HPV 감염이 있으면 모두 암으로 진행되는가?
아니다. 대부분의 HPV 감염은 일시적이며, 면역 체계가 1~2년 내에 자연 소멸시킨다. 실제로 고위험 HPV에 감염된 사람 중 극히 일부만이 지속 감염으로 이어지고, 그중 일부에서 세포 변화가 진행되어 암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HPV 감염이 곧 암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고위험형 감염이 확인될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Q2. HPV는 왜 구강암이나 구인두암까지 일으키나?
HPV는 피부나 점막을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자궁경부뿐 아니라 구강 점막이나 인두에도 침투할 수 있다. 특히 HPV 16형은 세포의 DNA에 변화를 일으켜 암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강 성관계나 깊은 키스 등으로 전파될 수 있으며, 실제 국내 편도암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HPV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Q3. HPV 감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HPV 백신 접종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청소년 남녀 모두 접종이 권장되고 있으며, 성 경험이 없는 시기에 접종할수록 예방 효과가 크다. 이미 성 경험이 있는 성인에서도 고위험형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여성은 자궁경부 세포검사와 HPV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며, 목 통증이나 구강 내 출혈, 종괴 등이 지속된다면 즉시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