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내 손으로 내 입에 넣어준 음식은 내 몸에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리라 여기고 맛과 양을 즐기며 먹는다. 그러나 엉뚱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내가 먹은 음식은 내 몸과 같은가, 다른가? 또 내가 먹은 음식에 내 몸은 염증(면역) 반응을 일으키는가, 일으키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해보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당연히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그렇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염증 반응 과정(그림 참조)을 자세히 살펴보면, 오염된 음식은 <과정 1>을 거쳐 <과정 2>로 이어지는 염증 반응을 진행하지만, 오염되지 않은 온전한 음식은 <과정 1>을 건너뛰고 <과정 2>를 이행하는 염증 반응을 진행한다.

한편 예외적으로 음식의 성분 자체가 ‘위험 신호’로 인식되어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글루텐 불내증(gluten intolerance),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 특정 식품 알레르기에서는 오염물질이 없어도 음식 자체가 염증(면역) 반응을 촉발한다. 그렇더라도 음식을 소화해서 3대 영양소와 미세영양소로 흡수한다.
분자생물학적으로 살펴보면(그림 참조), 3대 영양소는 염증(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아이카사노이드(eicosanoid)와 레졸빈(resolvin)으로 등장해서 염증(면역) 반응을 쉼 없이 성실하게 완수한다. 이때 염증 반응의 치유 과정을 담당하는 레졸빈이 부족하면, 염증 반응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해 염증 반응이 흔적을 남기고, 게다가 치유 과정으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염증 반응을 반복하면 만성 염증(chronic low-grade inflammation)으로 진행해서, 끝내 만성질환으로 넘어간다. 내가 내 손으로 내 입에 넣어준 음식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그럼 무슨 까닭에 내 몸은 내가 먹은 음식에 염증 반응할까? 골똘히 생각해 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내 몸은 내 몸과 다른 물질이나 자극에 반드시 염증(면역) 반응해서 내 몸을 지켜야 한다. 즉 반드시 치러야 하는 생존전략이다. 따라서 내가 먹은 음식에 내 몸이 염증(면역) 반응하는 까닭은 의심의 여지 없이, 내가 먹은 음식이 내 몸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의 명제를 제시한다. “내가 먹은 음식은 내 몸과 달라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참에 음식에 관해 의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 조사해보았다. 결과는 다음(표 참조)과 같다. 더 늦기 전에 1) 음식을 내 몸과 다른 물질로 인식하고, 2)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떠오른 만성 염증의 원인이 내가 먹은 음식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인정하고,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더는 미룰 수 없는 국민 건강 쟁취와 유지의 핵심이다. 영양학과 의학의 지동설(地動說)로 ‘건너가기’를 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