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과 입이 심하게 마르고 전신 피로가 동반되는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 치료제 탄생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의 잇단 개발 실패로 치료제가 없었던 영역에서 노바티스가 의미 있는 임상 3상시험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노바티스는 11일(현지시각) 쇼그렌증후군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이아날루맙(Ianalumab)’에 대한 2건의 임상 3상 시험이 모두 1차 평가지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아날루맙은 면역세포인 B세포의 생존과 활성에 중요한 BAFF-R(B세포 활성화 인자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 수용체를 막아 자가면역 질환의 주요 원인인 B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동시에 항체를 통해 직접 B세포를 제거하는 항체치료제다.
임상에는 각각 쇼그렌증후군 성인 환자 275명과 504명이 참여했다. 피하주사 이아날루맙과 위약을 52주간 비교해 효능·안전성을 평가했으며, 1차 평가지표로 ‘쇼그렌 질환활성도지수(ESSDAI)’를 사용했다. 임상 결과 이아날루맙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질환 활성도가 유의미하게 낮아져 전반적인 질병 활동이 개선됐다. 내약성과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했다.
슈리람 아라드혜 노바티스 최고의료책임자는 “쇼그렌병은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으로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치료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2건의 임상 3상에서 이아날루맙이 환자의 질병 활동을 개선한 것은 중요한 이정표이며, 가까운 시일 내 보건 당국과 이번 결과를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간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도전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던 영역이라는 점에서 이번 성과가 주목된다. 지난 2월 미국 키닉사 파마슈티컬스는 쇼그렌증후군 치료제로 개발하던 ‘아비프루바트’의 임상 2상을 중단하고 아스트라제네카에 후보물질을 반환했다. 지난해 사노피도 임상 2상 데이터를 검토한 뒤 ‘프렉살리맙’ 적응증에서 쇼그렌증후군을 제외했다.
이에 따라 현재 치료도 대부분 인공눈물과 침샘 자극제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아날루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 첫 치료제가 된다.
쇼그렌증후군은 눈물샘이나 침샘 등에 염증이 생겨 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해지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 이상 면역반응, 자율신경계 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질환이 진행되면 통증·피부병변·피로뿐 아니라 심장·폐를 침범해 심근염, 폐섬유화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림프종 위험도 커진다.
환자의 90%가 여성이며, 국내 환자 수도 2022년 2만2580명에서 지난해 3만148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배우 서우가 투병 사실을 공개한 병으로도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