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이상 담배를 피우고, 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20갑년) 흡연한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소세포폐암에 걸릴 위험이 55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세포폐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약 98%로 흡연이 암 발생의 절대적 원인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연구팀과 함께 국내 주요 암에 대한 흡연의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4년부터 10년간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약 13만7000명의 데이터를 2020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생활 환경과 유전위험점수(PRS)가 동일 수준인 사람에서 흡연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30년 이상 장기 흡연자의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도는 54.5였다. 비흡연자를 1로 봤을 때 위험도가 54.5배라는 뜻이다. 위암(2.4배), 간암(2.3배), 대장암(1.5배) 등 다른 주요 암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다.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10~15%를 차지하는 암으로, 세포 크기가 작고 핵이 크며 세포질이 적은 특징을 가진다. 세포 분열 속도가 매우 빨라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다.
폐암의 일종인 편평세포폐암과 후두암의 일종인 편평세포후두암 역시 흡연의 영향이 컸다. 장기 흡연자의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 대비 편평세포폐암이 21.4배, 편평세포후두암은 8.3배 높았다.
흡연이 특정 암 발생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기여위험도' 분석에서도 결과는 유사했다. 장기 흡연자의 경우 흡연이 소세포폐암 발생에 기여한 정도는 98.2%였다. 거꾸로 말하면 소세포폐암 환자의 98.2%는 흡연하지 않았다면 암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편평세포후두암은 88.0%, 편평세포폐암은 86.2%로 이들 암 발생에 흡연이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장암에 대한 흡연의 기여도는 28.6%, 위암은 50.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해당 암들이 흡연 외 다른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도 함께 분석됐다. 편평세포폐암 발생에 유전 요인이 기여하는 정도는 0.4%로 미미했다. 대장암(7.3%)과 위암(5.1%)은 유전적 영향이 편평세포폐암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선미 건강보험연구원 건강보험정책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암종별 유전 위험점수를 활용해 흡연과 유전 요인의 암 발생 기여 정도를 분석한 연구"라며 "폐암과 후두암은 암 발생에 흡연이 기여하는 정도가 월등히 높고 유전 요인의 영향은 극히 낮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