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의 면역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희귀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 발병에 영향을 주는 인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루푸스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형 예방·관리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 면역유전자 참조패널을 개발해 루푸스 질환 위험인자를 발굴한 연구 결과를 8일 밝혔다.
연구는 김봉조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장, 김영진 보건연구관, 김광우 경희대 교수 및 배상철 한양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면역유전자는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군을 말한다. 이 유전자들은 구조가 매우 복잡해 일반적인 연구자가 해독하거나 분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한국인의 유전 특징을 반영한 면역유전자 연구는 분석 도구의 부족으로 제한돼 왔다.
연구팀은 한국인 1537명의 전염기서열정보를 활용해 HLA(Human Leukocyte Antigen) 유전자와 C4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참조패널 기반 분석 도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면역 유전자 중 하나인 C4 유전자가 루푸스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C4 유전자가 결핍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루푸스 발병 위험이 1.4배 높았다. 반면 C4 유전자가 1개 늘어날 때마다 발병 위험은 약 31% 감소했다. 한국인 중 C4 유전자 결핍자는 약 7%에 해당한다.
루푸스는 면역체계가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으로 피부와 관절, 혈액, 신장 등 다양한 신체 기관에 증상을 일으킨다. 해외 팝가수 셀레나 고메즈, 고(故) 최진실의 딸 최준희 씨 등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한국인 면역유전자 참조패널이 루푸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연구에 활용돼, 면역질환 취약계층에 대한 정밀의료 실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한국인 면역유전자 참조패널 기반 분석 도구는 보건의료연구자원정보센터(CODA)를 통해 무료로 제공돼 앞으로 다양한 면역질환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류마티스 질환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류마티스 질환 연보(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