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약업계가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신약 약가 정책을 문제 삼으며 무역협상을 통해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제약협회(PhRMA)는 지난 27일(현지 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의견서를 제출해 "무역 협상을 통해 미국 환자들이 글로벌 의약품 연구개발 비용을 불균형적으로 부담하도록 하는 외국 정부의 정책과 관행을 시정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무역 협상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hRMA는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한국, 호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을 꼽았다. 이들 정부가 공정시장가치 이하의 의약품 가격을 강요하고 신약 접근을 지연시켜 미국 기업의 혁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의견서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참조가격을 사용하고 임상적으로 입증된 치료법의 수명 연장 효과에 대해 매우 낮은 ‘임계값’을 사용해 신약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생명연장당 지불가능 금액은 2007년 1인당 GDP에 맞춰 설정된 이후 GDP가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과 국민건강보험공단(NHIS)이 신약 급여 등재에 앞서 복잡한 단계를 요구하면서 시판허가 이후 환자 접근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PhRMA는 “한국은 약값을 억제하는 관행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약 분야의 예산 비중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억제 구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신약 연구 개발 활동은 다른 고소득국보다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상공회의소도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과도하게 낮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혁신신약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과거 분석을 인용해 2013~2014년 한국에서는 전 세계에서 출시된 신약 500개 중 20%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며 이조차 급여 등재까지는 평균 40개월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이번 의견서 제출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12일에 서명한 행정명령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USTR과 상무부에 다른 나라가 불공정하게 자국 약값을 시장 가격보다 낮추는 상황에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외국 정부가 약값을 낮게 책정하면서 미국 소비자에게 연구개발 비용이 전가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후 USTR은 업계에 의견을 요청했고 현재까지 58건의 의견서가 접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