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단맛은 있지만 당류는 제로(0g)인 제로 식품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류 섭취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당 함량이 없거나 낮은 제품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2020년 924억 원 규모에서 2022년 3683억 원으로 약 4배 급증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탄산음료 시장의 48%를 점유했다. 이러한 제로 제품 선호 현상은 탄산음료를 넘어 과자, 아이스크림, 소스, 에너지 드링크 등 식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제로'를 내세운 일부 제품들은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가짜 제로' 성분인 말티톨은 설탕의 약 80~90%에 달하는 단맛을 낸다. 설탕과 달리 탄수화물로 분류되지만 칼로리도 있고 혈당 상승 효과도 있다. 따라서 '당류 0g'이라는 표시만 믿고 말티톨 함유 제품을 섭취할 경우 체중관리나 혈당 관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말티톨은 대부분의 제로 식품에 사용된다.
‘스테비아 스틱커피’나 ‘제로 코코아’와 같은 분말형 제로 음료에 자주 사용되는 물엿이나 폴리글리시톨시럽 역시 영양성분표상 탄수화물로 분류돼 당류가 없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지만, 실제 혈당 상승 속도는 설탕과 비슷하거나 더 빠를 수 있다.
그렇다면 식품 기업들은 왜 혈당 상승 우려가 있는 감미료를 사용해 소비자를 오도하는 걸까.
신경옥 삼육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설탕과 가장 유사한 단맛과 식감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등 혈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대체 감미료들은 설탕 고유의 맛과 질감에서 차이를 보이는 반면, 물엿과 말티톨은 설탕과 흡사한 풍미를 제공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수적인 이들에게 이러한 '가짜 제로' 제품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신 교수는 "물엿과 말티톨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며 이는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면서 “특히 당뇨 환자는 단맛을 내는 모든 종류의 감미료 섭취량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 제로 칼로리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단순히 '당류 0g'이라는 표기만을 믿어서는 안 된다. 제품 뒷면의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 말티톨, 물엿 등 혈당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성분의 포함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