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이 유전자 변이’ 있으면 췌장암 면역치료제 효과↑

KRAS 변이 종류 따라 T세포 반응 달라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전은성 교수·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최정균 교수.(왼쪽부터) [사진=서울아산병원]

치료가 상당히 까다로운 췌장암에 면역치료의 가능성을 높여줄 새로운 실마리가 발견됐다. 국내 연구진이 췌장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 유형에 따라 면역세포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전은성 교수·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최정균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의 종양 조직을 정밀 분석한 결과, 면역세포인 T세포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암에서 더 활발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췌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 8위지만 5년 생존율은 16.5%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조기 진단이 어렵고 수술도 쉽지 않은 데다 최근 주목받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마저 미미하다. 이는 췌장암의 특징인 ‘종양 섬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종양 섬유화는 암세포 주변에 콜라겐 같은 조직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면역세포나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하지 못하게 막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17명의 암 조직을 분석해,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 안쪽 보다는 바깥의 세포외기질(ECM)에 3.8배가량 더 많이 몰려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면역세포가 암세포 중심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바깥에 갇혀 있다는 뜻이다. T세포가 많을수록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ECM 밀도가 40% 이상으로 높아지면 T세포 수가 급감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런 T세포 분포와 반응은 췌장암의 대표적인 유전자 변이인 KRAS 유전자 하위 유형 종류와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KRAS 변이 중 G12V 유형을 가진 환자는 가장 흔한 변이 유형인 G12D 보다 T세포가 더 활발하게 종양에 침투해 있었고, 면역 반응도 강했다. 이 같은 경향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실험용 미니 장기)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전은성 교수는 “그간 G12V 변이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KRAS G12V를 발현하는 췌장암 환자군의 면역세포가 더욱 활발하게 분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활용해 차별화된 치료 전략을 적용하면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송철 교수는 “췌장암은 여전히 생존율이 낮지만 지난 10년간 5년 생존율이 2배가량 증가할 만큼 치료기술이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췌장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종양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캔서 레터스(Cancer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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