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어떤 기억, 특히 강한 감정과 관련된 기억은 훨씬 더 생생하고 오래 지속되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어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과학 연구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감정적 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뇌에서 매우 안정적인 기억 패턴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과 처음 마주쳤을 때 편도체에서 시작된 이 과정이 감정적 기억을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게 하는 것이다.
독일 함부르크대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103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을 사용해 뇌 스캔을 했다. 스캔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3개의 연속 세션에 걸쳐 일련의 이미지를 봤다. 각 세션은 정확히 동일한 30개의 감정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와 30개의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이미지 세트를 보여줬다.
연구진은 부정적 이미지와 중립적 이미지가 시각적 복잡성 측면에서 비교 가능하고 사람이나 동물이 등장하는지 여부도 확인했다. 각 세션 내에서 이미지는 무작위 순서로 제시됐다. 각 이미지는 3초 동안 표시된 후 잠시 멈췄다. 참가자들은 곧 기억력이 테스트될 것이라는 정보를 받았고, 이미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도록 지시받았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세션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고정 십자가가 화면에 나타날 때마다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뇌 스캐닝 세션 직후, 참가자들은 스캐너 밖에서 기억력 테스트를 완료했다. 참가자들은 15분 동안 가능한 한 많은 이미지를 구두로 기억하고 자세히 설명했다. 연구진은 뇌 스캔 데이터를 분석해 전반적인 뇌 활동 수준과 편도체, 해마, 신피질과 같이 감정과 기억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뇌 영역의 활동 패턴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은 중립적인 이미지에 비해 감정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훨씬 더 많이 기억했다. 뇌 스캔 분석 결과, 참가자들이 처음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고 나중에 기억했을 때 편도체와 전해마가 중립적인 이미지에 비해 더 큰 활동을 보였다.
그러나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한 감정적 기억 영역에서의 고조된 활동은 반복적인 시청으로 감소했다. 반면 중립적인 이미지의 경우 이러한 영역의 활동은 반복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뇌의 바깥층인 신피질을 검사했을 때 연구자들은 뚜렷한 패턴을 관찰했다. 하측 전두엽과 전측두엽을 포함한 신피질 앞부분의 뇌 영역은 편도체와 전해마를 반영해 감정적 기억에 대한 활동이 처음에 급증했다. 이 활동은 또한 이미지가 반복됨에 따라 감소했다.
반대로, 후두엽과 두정엽 피질과 같이 신피질 뒤쪽에 위치한 뇌 영역은 중립적 기억에 대한 반복에서 활동이 증가했지만 감정적 기억에 대한 활동은 그보다 적었다. 성공적으로 기억된 부정적인 이미지의 경우 특정 신피질 영역의 뇌 활동 패턴이 반복을 통해 더 일관되게 됐다. 이는 뇌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제시될 때마다 본질적으로 유사한 활동 패턴을 복원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참가자들이 처음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았을 때 편도체의 초기 활동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더 강한 초기 편도체 반응은 반복을 통해 상위 두정엽에서 더 안정적인 뇌 활동 패턴과 관련이 있었고, 이는 차례로 그러한 감정적 이미지에 대한 기억력 향상에 기여했다. 이는 편도체의 초기 감정적 반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 표현의 일관성을 향상시켜 기억력을 강화하는 메커니즘을 촉발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사건에 비해 감정적인 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더욱 강력하고 안정적인 신피질 표상이 나타나며, 패턴의 견고성이 증가하는 것은 뇌의 주요 감정 처리 센터인 편도체의 초기 반응에 의해 촉진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저자인 라르스 슈바베 박사는 “강력한 감정적 기억 시스템은 때때로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상황에서는 방해적이고 괴로운 기억이 장애의 특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