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심장 모형·박동 구현해 폐동맥판막 삽입술 예후 예측"

서울대병원 연구진, 치료 성공률 향상 기대

환자 맞춤형 우심실 폐동맥 3D모형(왼쪽)과 박동성 체외 모의 순환 기술 장치(오른쪽). [사진=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환자의 심장을 그대로 본뜬 3D 심장 모형에 실제 심장의 혈류와 압력을 구현한 모의 순환 장치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의 예후를 정밀하게 미리 알 수 있게 됐다고 3일 밝혔다.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이하 삽입술)은 폐동맥판막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다리 혈관을 통해 인공 판막을 넣어 환자의 우심실 기능을 개선하고 혈류를 회복하는 시술이다.

기존 수술과 달리 가슴을 절개하지 않아도 돼 회복 기간이 짧고 비교적 안전하다. 하지만 폐동맥판막 질환은 개별 환자마다 상태가 달라 일부 환자의 경우 시술을 하더라도 우심실 기능이 호전되지 않거나 되레 폐동맥 폐색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는 문제가 존재했다.

이에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소아영상의학과 이활·소아흉부외과 임홍국 교수와 경희대 기계공학과 서종민 교수 연구팀은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환자의 심장을 그대로 본뜬 모형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하고, 실제 심장의 혈류와 압력을 구현한 모의 순환 장치를 개발했다. 환자의 심장과 혈류를 그대로 본뜬 모형을 만들어 삽입술을 미리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판막 크기와 삽입 위치를 정하는 것은 물론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합병증을 대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또한 연구팀은 시술 후 우심실이 얼마나 잘 기능할지 예측하는 방법도 개발했다. 우심실 수축으로 발생한 혈류와 압력을 에너지로 변환해 시술 후 우심실이 얼마나 기능할지 검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시술 후 우심실 기능 호전 여부를 객관적으로 예측하고 판단하는 게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 적용 사례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 선천성 심장병인 '팔로사징'을 갖고 태어난 A씨는 어렸을 때 심장수술을 받았지만 한 번의 수술로는 완치가 되지 않았다. 이후 폐동맥 역류 증상이 심해져 우심실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등 상태가 악화됐다.

경피적 폐동맥 판막 삽입술을 통한 치료 방법이 있었지만 A씨의 상태는 심장에 기형이 있어 기존의 치료 방법으로는 합병증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A씨는 연구팀의 기술을 통한 맞춤형 접근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술을 받아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극복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향후 심혈관 질환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범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환자 맞춤형 치료 모델은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을 사전에 예측해 발생을 예방하고, 우심실 기능 호전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해줬다"며 "우심실 유출로 질환과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모양을 가진 질환에서도 효과적인 예후 예측과 실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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