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5일 (수)

"젖소 우유에서 인슐린 양산"...더 싸게 당뇨병 치료?

형질 전환한 젖소에서 ‘인간 인슐린’ 생산 성공…젖소 100마리면 미국 환자 모두 치료 가능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유전공학으로 형질전환한 젖소 100마리면 미국 제1형당뇨병 환자 전원을 치료할 수 있는 인슐린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형당뇨병 환자는 몸 안에서 인슐린을 못 만든다.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전공학을 이용해 젖소에서 당뇨병 환자 치료용 인슐린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일리노이드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와 브라질 상파울루대 공동 연구팀은 유전공학으로 형질을 전환한 젖소의 젖(우유)에서 인간 인슐린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머지않아 인슐린을 대량 생산해 당뇨병 환자가 겪고 있는 인슐린 약물 부족과 높은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몸안에서 인슐린이 거의 생산되지 않는 제1형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소식이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일리노이대 농업소비자환경과학대 매트 휠러 교수(동물학)는 “대자연은 소의 젖샘(유선)을 효율적인 단백질 공장으로 설계했다. 그 시스템을 활용해 많은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슐린 단백질은 프로인슐린(인슐린의 단백질 전구체)이 세포 속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바뀌는 물질이다. 인슐린은 피를 통해 몸 전체로 퍼지며 간, 근육, 지방 조직에서 주로 작용한다. 인슐린은 특히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프로인슐린을 코딩하는 인간 DNA 일부를 소 10마리의 배아 세포 핵에 삽입했다. 이를 브라질의 정상 소의 자궁에 이식한 결과 형질이 바뀐 송아지가 태어났다. 첨단 유전공학 기술 덕분에 인간의 DNA는 유방 조직에서만 발현하는 것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었다. 발현은 유전자 서열을 읽어 단백질 생성물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휠러 교수는 "예전엔 DNA를 그냥 집어넣고 원하는 곳에 발현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최근엔 훨씬 더 전략적이고 표적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젖소가 성숙기에 이르렀을 때 인공수정 기술로 임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그 대신 호르몬으로 젖소의 첫 수유를 자극했다. 수유를 통해 모유가 생산됐지만 임신에 성공한 뒤 생산되는 양에 비해선 훨씬 더 적은 양이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젖(우유)에서 사람의 프로인슐린과 인슐린을 검출했다. 젖소는 생물학적 활성 인슐린과 프로인슐린을 약 3대1 비율로 만들어낸다. 휠러 교수는 “보수적으로 볼 때 젖소의 젖 1ℓ에서 인슐린 1g을 생산할 수 있다. 일반적인 홀스타인 젖소가 하루 40~50ℓ의 젖을 생산한다면 이는 인슐린을 꽤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형질전환한 젖소를 다시 복제할 계획이다. 다음 세대에는 임신과 수유 주기를 모두 채우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암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는 형질전환 젖소 수컷을 만드는 게 목표다. 우유에서 인슐린을 대량 생산하려면 전문적이고 건강 상태가 높은 시설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좋은 체계를 갖춘 낙농 산업에선 썩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형질전환 젖소가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공급하려면 인슐린 제품을 수집 및 정제하는 효율적인 시스템과 FDA의 승인이 필요하다. 휠러 교수는 "형질전환한 젖소 100마리만 있으면 미국 환자의 치료에 필요한 모든 인슐린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1년 안에 전 세계 공급량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추가 테스트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쳐 확장할 수 있는 일종의 ‘개념 증명’에 해당한다.

이 연구 결과(Human proinsulin production in the milk of transgenic cattle)는 ≪생명공학 저널(Biotechnology Journal)≫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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