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쟁의 원년, 2023: 인공지능과 의료의 미래는?

[APOA 수부상지학회 스토리 #8]

“디지털 의료 기록 구독 서비스는 배설물 성분을 분석한 스마트 화장실부터 체온, 심박수, 심장박동 등 주요 바이털 데이터를 측정하는 바이오센서 멤브레인부터 환자가 삼키는 캡슐 형태로 만들어져 혈액검사와 세포 채취를 할 수 있는 마이크로센서에 이르기까지 각종 바이오센서가 수집한 실시간 생체 지표와 상태를 구독자에게 업데이트 해줄 수 있었다…(중략) 잠시 후 스마트 스트림에 가르시아의 디지털 의료기록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알림이 떴다… (중략) 가르시아의 상태가 매우 위중했다. 병원은 그에게 효과가 있을 항바이러스 신약을 찾기 위해 인공지능(AI)이 구동하는 자동화 과정을 시작했다.” (AI 2041 / 리카이푸, 천치우판)

2023년은 AI 전쟁의 원년이다. Chat GTP가 그 서막을 열었고,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AI 서비스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Chat GTP에 글로벌 기업들이 제공하는 증강현실 프로그램과 애플사의 ‘시리’를 연결하면 영화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의 초기 모델 정도는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상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AI의 최근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위에서 인용한 글(AI 2041)은 현재의 기술수준 및 발전속도, 실용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20년후의 인공지능 발전상황 예측을 논픽션형식으로 풀어낸 이야기의 일부이다. 이와 비슷한 미래 상황에 대한 예측은 여러 책, 기사, 영화 등에서 접할 수 있다. 공통적으로 인간의 생체 지표를 비롯한 여러 변수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를 분석하여 현재 상태를 진단 및 향후 위험정도까지 예측한다. 이후 치료를 위해 AI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빠른 시간 내에 환자에게 적합한 약을 만들어 내는 등의 일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현재의 기술수준을 고려할 때 일부는 이미 실용화단계에 이르렀고, 많은 부분은 향후 실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 진단, 치료약제 개발 외에 AI를 사용한 자동화된 수술적 치료 및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 이유는 수술 자체가 포함하는 수술자 고유의 경험과 차이, 상황에 따른 대처, 수술 테크닉 등을 인공지능 로봇이 구현하기에는 아직 현실화되기 어려운 부분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정형외과를 비롯한 외과계 의료데이터를 이용한 AI 연구는 아직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내과나 영상의학 AI 연구 및 실용화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마저도 수술 전후의 임상 데이터 분석, 치료 전 진단 및 분류, 수술 전 평가를 통한 수술 후 결과 예측, 분석 알고리즘의 정확성 비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많은 대중들이 기대하듯이 수술 분야에서의 AI 연구의 끝에는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개입 없는 AI 로봇의 더 정확한 수술이다. 그러나 아직은 수술의 술기 및 수술자 간의 차이에 대한 정량적 데이터화가 어려워 수술 자체를 데이터화하여 학습을 시작하는 것부터 극복해야 할 첫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과계 분야와 정형외과 분야만의 AI를 이용한 주된 연구분야 혹은 상업화가 진행중인 내용들을 확인해볼 수 있다. 우선 수술 후 임상 결과, 방사선학적 결과의 예측에 대한 연구로 수년동안 케이스의 수술 전후 데이터를 AI가 비교 학습하여 여러 연구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높은 정확도로 임상결과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되었다. 이는 글로벌 회사에서 상업화된 내용이기도 하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후 기능 회복 치료가 특히 중요한 정형외과의 특성상, 최근에는 국내 여러 스타트업에서 환자의 임상정보를 이용하여 진단명 및 치료방법을 제시하고, 수술 시행후 환자의 예후 관리 및 기능 회복 치료 등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시도 등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Exactech 사의 Predict+ 프로그램 이미지. 6000여 명의 수술데이터를 학습시킨 AI 알고리즘을 통해 수술 전 임상데이터로 수술 후 임상결과의 예측값을 제시한다.

또 다른 분야는 AI를 적용한 수술 로봇이다. 의료진의 주도하에 전산화단층촬영(CT) 영상을 기반으로 인공관절수술시 내비게이션을 통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로봇을 이용하여 인공관절 수술시 뼈를 절삭하며, 다빈치(Da Vinci) 수술 로봇을 사용하는 최소 침습 수술은 현재도 여러 의료기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2022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인간의 조작없이 ‘스마트 조직 자율 로봇(STAR)’를 통해 장문합 복강경 수술을 성공한 예를 보고하였다. 또한, 국내에서는 수년전부터 전남대 연구팀이 AI 로봇이 골절부위를 직접 맞추는 골절수술로봇 연구를 발표하고 실용화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이러한 연구의 움직임들이 많지 않고, 인간의 개입없이 AI의 판단만으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실용화에 이르기에는 극복되어야 할 기술적, 법적, 윤리적 문제들이 상당이 많을 것이다.

여전히 AI 알고리즘을 의료에 적용하는데 여러 한계가 존재한다. 데이터의 양적인,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나 일단 이것이 쉽지 않다. 또한 AI 알고리즘의 경우 블랙박스(Black Box)가 존재하여 예측율, 정확도가 높더라도 그 이유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다. 블랙박스를 분석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완전히 그 이유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결국, AI가 제시하는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AI 전쟁의 원년인 2023년 전 산업적으로 AI 알고리즘의 적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다. 글로벌 행사인 ‘CES 2023’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를 키워드로 선정하고 AI를 그 중심에 두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여러 현실적 한계 및 단점에도 불구하고 의료에서의 AI 알고리즘의 적용은 시대적인 흐름이 되어버렸다. 앞으로 AI의 발전 속에서 다양한 의료 분야에 대해 AI를 적용시켜 의료 또한 함께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필요하겠다.

정규학 교수(APOA 수부상지학회 학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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