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앱을 써 본 해외 환자의 반응은?

상반된 경험 후기...인내심 갖고 사용해야 효과 나타나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를 사용 중인 해외에서는 이에 대한 사용 평가가 엇갈린다. [사진=show999/게티이미지뱅크]
모바일 앱이나 VR(가상현실) 등을 이용해 진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1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지털치료기기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했지만 의료현장에서 쓰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직접 돈을 내고 사용한 경험담을 아직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다.

우리보다 먼저 디지털치료기기를 도입해 사용 중인 국가에서 사용 후기를 확인해볼 수 있다. 약도 주사제도 아닌 디지털기기가 진짜 치료 효과가 있을까?

국내에서 첫 허가를 받은 디지털치료기기는 불면증을 개선하는 모바일 앱 ‘솜즈(Somzz)’다. 해외에서도 솜즈처럼 불면증을 치료하는 모바일 앱이 있다. 미국 페어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솜리스트(Somryst)’다.

이 앱은 6~9주에 걸쳐 수업과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나은 수면 습관을 기르도록 훈련한다. 만성 불면증 치료를 위한 디지털치료기기 중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보험청(CMS)으로부터 보험코드도 부여 받았다.

인지행동치료 등을 제공해 만성 불면증을 치료하는 솜리스트에 대한 경험담은 상반된다.

한 미국인은 사용후기를 통해 “몇 달간 프로그램을 써봤는데 지루했다”며 “수면 상태를 성가시게 기록해야 하는 방법 외엔 제공하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처방전이 필요한데 그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앱을 통해 불면증 테스트를 받고 처방전 승인을 받았지만 2주가 지나도록 진행 과정에 진척이 없었다는 것.

미국 매사추세츠공대가 출판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는 긍정적인 사용 후기도 확인된다. 시골에서 생활하다가 대학 입학과 함께 대도시로 이사하면서 불면증을 겪은 사람의 후기다.

그는 수면제를 복용했지만 자신의 수면 상태를 파악해본 적은 없었다. 불면증이 개선되려면 수면 상태를 추적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것. 그는 우선 머리에 밴드를 착용해 뇌파를 측정하는 웨어러블기기를 사용해봤다. 밤새 밴드를 착용하고 스마트폰을 켜두어야 한다는 게 부담을 준 탓인지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일출 시뮬레이션 알람시계도 사용해봤다. 기상 시간 30분 전부터 시계의 불빛이 점점 밝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잠이 깨도록 만드는 알람이다. 역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밤잠을 돕거나 새벽에 깨는 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 솜녹스(Somnox)라는 수면 로봇도 활용해봤다. 로봇과 함께 호흡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인데,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시 수면제를 처방 받기로 결심했지만 주변의 권유에 따라 마지막으로 인지행동치료를 받기로 했다. 솜리스트와 같은 디지털치료기기를 활용해본 것. 그는 “앞선 방법들보다 효과가 있었다”며 “수면 상태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조언과 피드백을 받으며 점진적으로 수면 상태가 개선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디지털치료기기 사용 후기들을 보면 경구용 약물의 순응도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처럼 디지털치료기기 역시 개인차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불면증 치료 앱은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근본 문제점을 찾고 이를 풀어가는 데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약이 아닌 디지털로 환자를 치료한다는 개념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다. 소비자들은 그 효과에 의구심을 표할 수 있고, 병원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할지도 문제다. 진료비 절감 효과 등 비용 대비 효과성, 건강보험 수가 결정 등도 큰 과제로 남아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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