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집중적으로 홍보했던 K-방역의 연말 결과물이 아쉬운 대목이다. K-방역은 처음부터 그 실체가 존재했을까? 여기에 의문을 품는 전문가들이 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팬데믹에 잘 대처한 측면들은 분명 존재한다. 정부는 3T 방역정책인 검사(Test), 추적(Trace), 치료(Treat)에 주력해 확진자를 찾아내고 감염자 동선을 파악하며 역학조사를 진행했고 환자를 격리·치료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K-방역은 신뢰를 잃어 갔다. 해외 유입을 빠르게 차단하지 못했고, 백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지 못했으며, 과학적 신뢰도가 떨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오락가락했다. 포퓰리즘에 가까운 정책을 시행하는 동시에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와 전문가 조언으로부터는 귀를 닫는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렇게 K-방역이 '영광'과 '치욕'의 순간을 되풀이하는 동안, 후자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느낀 전문가들이 최근 ≪K-방역은 없다≫라는 과감한 타이틀의 책을 출간해 K-방역 민낯 드러내기에 나섰다. 드라이브스루 검사처럼 한국에서 처음 탄생한 아이디어가 아닌 부분마저 K-방역의 성과물인 것처럼 포장하는 등 홍보에 주력한 결과, 현재의 희생과 대가가 뒤따르고 있다는 것.
이 책은 K-방역이 존재한다면 그 공은 '국민의 희생'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저자인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이형기 교수는 "한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백신 확보에 뒤처진 이유는 못 구해서라기보다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충격적인 실상"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공저자인 신평 변호사는 "백신 도입이 늦어지면서 헌법의 기본권인 생명권이 수호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내년쯤이면 독감 수준으로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이 뜻밖의 선물이 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으나,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는 명확한 시점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또한,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궁극적으로 또 다른 감염병이 찾아올 것이다.
즉, K-방역을 비판하는 것은 다음 팬데믹에 보다 적절히 그리고 건강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수순이다. 2015년 메르스를 겪으며 감염에 취약한 응급실과 의료체계에 개선이 이뤄진 것과 마찬가지다.
메르스가 중동을 다녀온 사람의 입국에서 시작된 것처럼 이번에도 팬데믹 초기에 중국발 바이러스 유입이 문제가 됐다. 그런데 그 대처는 또 다시 안일했고, 실수는 되풀이됐다. 사적 모임 인원수는 제한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교통 밀집도는 관리 대상이 아니고, 거리두기를 재빨리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그 시기가 지연되면서 현재 병상 부족 위기에 놓였다.
그렇다면 K-방역처럼 주목 받지 못한 일본의 J-방역 성과는 어떨까? 팬데믹 초기에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 사망자 수를 은폐한다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그런데 이후 코로나 전 사망 평년치와 코로나 후 사망자 수치 간의 차이를 살피는 초과사망자 수치를 통해 '숨겨진 사망자'를 추정해본 결과, 은폐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J-방역은 적극적으로 홍보되지 않았을 뿐, 저자는 일본이 한국보다 방역정책에 있어 실패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 밖의 여러 국가들과 K-방역의 성과 비교도 해당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K-방역은 과연 '성공 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