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슈가 된 이 두 사건은 '무지'라는 개념으로 수렴된다. 의정부고 학생들은 '블랙페이스(blackface)'라는 의미를 몰랐고, 쯔양은 방송 초기 '광고 관련 지침'을 몰랐다.
전자의 경우 학생들이 비하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옹호론이 대세이고, 후자는 광고 표기법을 준수하지 못한 것은 죄라는 비난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두 케이스 중 하나는 원색적 비판을, 다른 하나는 무조건적인 두둔이 필요한 상황일까?
무지에 어떠한 '죄의 무게'를 부여할 것인가는 항상 논쟁거리다. 해외에서 일본의 전범기가 종종 활용되는 한국인에게는 무척 민감한 사안부터,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다툼까지도 무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과학 분야와 관련해서는 과학적 데이터에 대한 무지를 탐구하는 '아그노톨로지(agnotology)'라는 학문이 있다. 사람들은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과학 정보들을 흡수하고 있지만, 그 출처나 데이터의 정확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 단순 정보에 호도되기 쉽다.
과거에는 책을 읽는 사람만이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고, 지식의 깊이를 키우기 위해 탐구했다면 오늘날은 너나할 것 없이 '전문가'다. 하지만 사실상 얄팍한 대량의 정보는 '무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데이비드 더닝 교수는 "인터넷이 무지를 전파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이슈와 관련해서도 '무식한 사건'들이 종종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의 한 교회에서는 소금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의 입에 소금물 분무기를 뿌리는 일이 벌어졌다. 이란에서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기 위해 소독용 알코올을 마시고 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심지어 한 나라의 수장인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는 "소독제를 몸속에 주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터무니없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오늘날 무지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인포데믹(가짜뉴스의 확산)은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고, 자극적인 정보에 중독된 '팝콘 브레인'은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적 데이터를 좋아하지 않는다.
"선풍기를 켜놓고 자면 저체온증이나 질식사로 사망할 수 있다"는 과거 루머를 많은 사람들이 비웃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규모가 과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해진 현재의 무지는 그럴듯한 지식으로 포장됐을 뿐 본질은 다르지 않다. 무지는 죄일까? 죄라면 무게감이 서로 다른 무지에 어떠한 죗값을 요구해야 할까? 현재는 개개인의 판단력으로 이를 단죄하고 있지만, 무지의 확산을 막고 공신력 있는 정보들이 주를 이루기 위한 고민이 진심으로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