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슬으슬 한기가 들고 목이 칼칼해지는 환절기에는 장보러 나가는 것도 큰 짐이 된다. 그런 비상 상황에 대비해 감기·독감 관련 필수품을 미리 집에 갖춰놓는 것이 좋다. 타이레놀 등 비상 약품을 준비하는 데 그치는 사람이 많으나 이밖에도 꼭 갖춰 놓으면 좋을 것들이 적지 않다.
미국 건강매체 ‘더 헬시’에 따르면 의학 전문가들은 호흡기 감염병 유행기에 대비해 가정 내 10가지 필수품을 미리 챙겨둘 것을 권했다. 이들 필수품에 육수·수프류와 소화가 잘되는 식재료가 포함된 것이 특히 눈에 띈다.
가정 필수품 10가지는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헤파(HEPA) 공기청정기, 멸균수나 끓인 물로 쓰는 코 세척용 식염수 스프레이,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을 막는 전해질 음료, 비누와 마스크, 정확한 체온계, 독감·코로나19 신속 진단 키트, 아세트아미노펜 등 해열진통제, 간편하게 데워 먹는 육수·수프류, 소화가 잘되는 식재료 등이다.
이들 품목은 주거 환경 관리와 영양 섭취까지 감안해 선정됐다. 헤파 공기청정기는 침실과 거실에 두고 가동하며, 날씨가 좋을 때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냉난방기 필터도 점검해야 한다. 코 막힘을 덜어주는 코 세척용 식염수로는 수돗물 속 미생물로 인한 치명적인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증류수나 멸균수, 끓여서 식힌 물을 써야 안전하다.
열이 나고 호흡이 가빠지면 땀을 흘리지 않아도 체액 손실이 커진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전해질 음료(포카리스웨트·게토레이 등)나 분말로 탈수를 막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려면 손 씻기용 비누와 뚜껑 달린 쓰레기통, 밀착력이 좋은 마스크를 갖추고 환자와 침실을 분리해야 한다.
체온계는 미리 배터리를 확인해 두고,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독감과 코로나19 복합 진단 키트를 갖춰 놓는 것도 필요하다. 통증을 누그러뜨리는 해열진통제(아세트아미노펜)를 복용할 때에는 종합감기약과의 중복 투약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간 독성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기력이 뚝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 냉동 수프나 죽, 바나나, 두부처럼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미리 비축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툭하면 감기에 걸려 ‘일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산다’는 말을 듣는 가족이 있는 집이라면 이 같은 비상물품을 서둘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머지않아 기온이 영하권으로 갑자기 뚝 떨어지면 면역력이 급격히 약해지면서 독감(인플루엔자)과 급성 목감기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목감기로 불리는 급성 인두염과 편도염 환자는 일교차가 크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구강과 비강을 거쳐 인두와 편도 점막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급성 상기도 감염 및 급성 인두편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연간 수백만 명이나 된다. 환자 중 상당수가 기온 변화가 급격한 10~12월에 몰린다.
목감기의 주된 원인은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70~80% 이상을 차지한다. 바이러스성 인두염은 대부분 대증 치료와 충분한 휴식으로 1~2주 내에 자연 치유된다. 반면 세균성 목감기(인두염)에 걸리면 고열과 함께 목 안쪽에 하얀 고름(삼출물)이 끼고, 목덜미의 멍울이 만져지며 붓는다. 세균 감염이 의심되면 의사의 진단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해 류마티스열이나 급성 사구체신염 같은 합병증을 막아야 한다.
국내 환절기 환경은 난방 가동과 낮은 습도로 점막 방어선이 무너지기 쉽다. 인두 점막 표면의 섬모 운동은 점액을 분비해 병원체를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실내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섬모 운동 기능이 급격히 약해진다. 따라서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틈나는 대로 따뜻한 물을 마셔 구강 점막을 촉촉하게 적셔줘야 한다.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는 식염수로 입안을 헹구거나 코를 씻어내 목과 코 점막의 부기를 가라앉히고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야 한다. 다만 통증을 잡기 위해 성분이 다른 감기약을 멋대로 섞어 복용하거나, 과거 처방받고 남은 항생제를 무턱대고 복용하면 간 독성을 일으키거나 항생제 내성을 키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목감기와 독감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A1. 목감기는 인후통과 기침, 가래, 미열 등 증상이 서서히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독감은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심한 오한, 두통, 전신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급격히 나타납니다. 고위험군이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초기에 진단 키트 검사를 받고 항바이러스제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2. 목이 붓고 따가울 때 아이스크림이나 찬 음식을 먹어도 되나요?
A2. 급성 염증으로 목이 심하게 붓고 열감이 있을 때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조금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혈관이 수축해 통증과 부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과도하게 차가운 음식을 계속 먹으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기침이 나올 수 있으니, 미온수를 자주 마셔 점막을 마르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근본적인 회복에 더 효과적입니다.
Q3. 단순 목감기인 줄 알았는데 병원에 꼭 가야 하는 위험 신호는 무엇인가요?
A3. 호흡 곤란이 발생하거나 가슴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질 때,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있거나 입을 벌리기 힘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편도 주위 농양이나 후두개염 등 중증 질환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열이 떨어지지 않고 3일 이상 지속되거나 기침이 10일 넘게 호전되지 않으면 단순 감기가 아닌 폐렴 등 이차 합병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