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 (수)

가슴 보형물 넣었던 70대女⋯식욕 떨어지고, 살 빠진 뒤 숨진 까닭은?

양쪽 보형물 터져 ‘염증성 유방암’과 비슷⋯‘실리콘 관련 육아종성 염증’ 확진/2개월 후 바이러스 감염 및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사망/보형물 삽입 수술 후 5년째부터 영상검사 바람직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성이 가슴 보형물(성형용 실리콘 보형물)을 가슴 앞에 들어보이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 30년 전 미용 목적으로 ‘가슴 보형물’(성형용 실리콘 보형물) 삽입 수술을 받았던 70대 여성이 식욕 감퇴와 체중 감소 등 전신 쇠약 증상을 보였다. 이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보형물 파열로 인한 심각한 염증 합병증으로 끝내 숨졌다.

74세의 이 환자는 수개월 전부터 식욕이 뚝 떨어지고 몸무게가 급격히 줄어드는 증상(성장 부진 증상)을 보였다. 이와 함께 왼쪽 가슴에 흉한 붉은 반점(홍반)과 피부가 두꺼워지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환자는 몇몇 동네 병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수차례 받았지만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종합병원 응급실을 다시 찾은 환자는 정밀 검사 결과, 양쪽 가슴 보형물이 터지면서 밀도가 높은 실리콘이 보형물 밖으로 대거 흘러나온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왼쪽 가슴 밑에는 유출된 성분이 넓게 퍼져 있었다.

가슴 초음파 검사에서는 실리콘 유출의 전형적인 징후인 ‘눈보라 양상'이 관찰됐다. 피부가 두꺼워지고 홍반이 악화됨에 따라 의료진은 ‘유방 영상 판독 체계(BI-RADS) 4등급’으로 평가했다. 염증성 유방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

의료진은 확진을 위해 특수 검사(피부 펀치 생검)를 했으나, 암세포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진피층의 심각한 만성 염증과 함께 이물질을 둘러싼 거대세포 반응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실리콘 관련 육아종성 염증’이라는 최종 진단을 내렸다. 파열된 보형물을 제거하는 수술을 계획했지만, 이후 환자는 호흡 곤란이 심해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후 바이러스 감염 및 급성 호흡곤란증후군(ARDS) 등으로, 병원을 찾은 지 두 달 만에 숨졌다. 연구팀은 캡슐 외 실리콘 파열이 암을 모방해 오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팀은 이 사례 연구 결과(Silicone breast implant rupture mimicking inflammatory breast cancer: A case report)를 국제학술지 《방사선 증례 보고(Radiology Case Reports)》(2026년 12월호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국내외 보건 당국 및 학계의 조사 결과와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실리콘 가슴 보형물의 수명 및 교체 주기(10년)는 사실이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제조사 지침에는 일정 기간 후 보형물을 교체해야 한다는 일률적인 규정이 없다. 다만 FDA는 가슴 보형물이 평생 쓸 수 있는 영구적 기기가 아니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이나 보형물을 둘러싼 피막이 두꺼워져 가슴이 딱딱해지는 현상(구형구축) 등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장기 추적 연구 및 제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실리콘 가슴 보형물 수술 10년 차 시점의 누적 파열률은 환자군과 제품에 따라 약 5~20%로 보고되고 있다. 수술 후 10년이 지난 여성 중 약 80%는 특별한 문제없이 보형물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15~20년 이상 지나면 실리콘 가슴 보형물이 터지거나 많이 닳을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파열되더라도 겉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FDA는 증상이 없더라도 수술 후 5~6년 차에 첫 정기 영상 검사(초음파 또는 MRI 검사)를 받고 이후 2~3년마다 주기적으로 검사할 것을 권장한다. 정기적인 영상 검진을 통해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다가 파열, 구형구축, 형태 변화 등 임상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이상이 발견되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 교체나 제거를 결정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의료계 통계를 보면 가슴 보형물을 활용한 확대 및 재건 수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수술 후 부작용이나 파열 등으로 보건 당국 및 관련 기관에 보고되는 사례도 매년 수천 건씩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통계를 보면 국내 가슴 보형물 삽입 환자들도 고령화와 함께 보형물 유지 기간이 수십 년 이상으로 장기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환자는 정기적인 초음파·MRI 검사와 함께 보형물 변형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가슴 보형물이 파열되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환자에게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파열이 섬유성 캡슐 내부에 국한된 경우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파열 확률은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Q2. 실리콘이 캡슐 밖으로 유출되면 왜 암과 헷갈리나요?

A2. 캡슐 밖으로 빠져나간 실리콘은 신체 면역계에 의해 이물질로 인식돼 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육아종을 형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슴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두꺼워집니다. 이 모습이 급성 염증성 유방암의 증세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Q3. 보형물 삽입 수술을 받은 사람이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3. 수술 후 오랜 기간이 지난 경우 정기적인 영상 검사로 보형물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슴에 지속적인 발적(붉어짐)이나 피부 변화 등 이상 증상이 생기면 단순 염증으로 넘기지 말고 정밀 검사와 조직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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