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치료 전문가들은 다이어트에서 ‘얼마나 먹는가’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 자는가’라고 강조한다. 수면은 비만과 대사 건강 등 신체의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링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하며 사용자가 수면 습관을 점검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다.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들 역시 의료 시장 진입 확대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계획 중이다.
국내 비만 치료와 예방 분야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일 코메디닷컴에 “비만 치료에서 수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말했다.
수면, 호르몬 조절·대사 균형 유지 등 비만에 큰 영향
강 교수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거나 패턴이 불규칙해지면 식욕 조절 호르몬은 불균형한 상태가 된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식욕은 줄이는 ‘렙틴’의 분비는 줄어들고, 반대로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의 분비가 늘어나면서 고칼로리 음식을 더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수면이 부족하면 낮 시간에 피로함을 느껴 신체 활동량이 줄거나 에너지 소비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강 교수는 비만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고 조언한다.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드는 게 좋고 자정 이전 수면을 취하는 게 좋다.
그는 “최근 사용이 늘어나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생체데이터를 꾸준히 점검하면 비만 치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웨어러블로 수면 추적하면 비만 치료 효과 커질까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반지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수집하는 수면 중 생체 데이터를 치료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통상 이들 웨어러블 기기는 내부에 광혈류측정기(PPG)를 탑재해 혈류의 양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빛을 피부 아래로 투과시킨 후, 혈류의 양 변화에 따라 반사돼 돌아오는 빛의 양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이런 기기들을 활용하면 심박수·심박 변이도·호흡 수·혈중 산소포화도·혈압 등을 측정할 수 있다. 해당 데이터는 수면 시에 일정한 패턴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잠을 얼마나 잘 잤는지’를 파악하는 데도 활용된다.
전 세계 스마트반지 시장 점유율 1위인 핀란드 기업 오우라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병원(UC샌디에이고헬스) 의료진과 함께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29일 ‘스마트 BMI’라는 이름의 임상에 돌입했다. 18~64세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임상에는 최대 260명의 환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임상의 목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 치료나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자사 스마트반지 ‘오우라 링’을 활용했을 때 치료 효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반지형 혈압계를 만드는 ‘스카이랩스’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섰다. 스카이랩스는 대한고혈압학회와 함께 웨어러블 형태의 혈압계를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임상 활용 기준을 마련하는 등 이미 만성질환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비만이나 당뇨병 등 다른 대사질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강 교수는 “중요한 건 데이터 수집 자체가 아니라 이를 해석한 뒤 치료에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치료 과정에서 생활습관 교정을 어려워하는 환자들에게 웨어러블 기기가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