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14세 소녀의 장에 대변이 가득 쌓인 심한 변비가 확인된 사례가 전해졌다.
중국 산시의과대학 부속어린이병원 신경과 의료진 보고에 따르면 소녀는 입원 전 양쪽 관자놀이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갑자기 느꼈다. 어지럽고 시야도 흐려졌다. 이후 약 21시간 동안 불러도 반응하지 않고, 강한 자극에만 잠깐 깨어나는 상태가 이어졌다.
의식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저절로 회복됐다. 입원 당시에는 질문에 정상적으로 답했지만, 기운이 없고 두통이 계속됐다. 열이나 구토, 경련은 없었다.
뇌 검사에는 뚜렷한 이상 없어…배 속에는 대변과 가스 가득
의료진은 뇌 감염과 두개내압(머리뼈 안의 압력) 상승을 의심했다. 항바이러스제와 압력을 낮추는 약인 만니톨을 투여했다. 그러나 뇌 CT와 MRI에서는 출혈이나 종양, 감염을 시사하는 뚜렷한 이상이 없었다. 뇌와 척수 주변을 흐르는 뇌척수액 검사에서도 감염을 뒷받침할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
약물 투여 후 측정한 뇌척수액 압력은 오히려 낮았다. 치료를 이어가도 두통과 무기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입원 나흘째, 의료진은 소녀가 여러 날 대변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처음에 가족은 배변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시 묻자 입원 전부터 며칠씩 대변을 보지 않는 일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가족은 이를 비정상적인 상태로 여기지 않았다.
복부 엑스레이에서는 대장 전체에 많은 대변과 가스가 차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심한 변비를 진단하고, 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과 관장으로 배변을 도왔다.
입원 닷새째 소녀는 많은 양의 대변을 봤다. 이후 두통과 어지럼증이 크게 줄었고, 남아 있던 무기력도 24시간 안에 사라졌다. 만니톨과 항바이러스제는 모두 중단했다. 퇴원 후에는 변비약과 식사 조절, 규칙적인 배변 습관으로 관리했다. 3개월 뒤에도 배변은 규칙적이었고 두통이나 의식 이상은 재발하지 않았다.
원인 모를 두통 계속되면 배변 상태도 살펴야
이번 사례는 원인을 알기 어려운 두통을 평가할 때 배변 상태도 확인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운 신경학적 증상이 지속되는 청소년은 배변 횟수와 변의 굳기, 증상이 이어진 기간 등을 체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진은 “증상 호전은 대변 배출, 만니톨 중단, 질환의 자연적인 경과와 동시에 나타났다”며 각각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구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뇌압을 낮추는 약 역시 뇌압 상승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사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뇌압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약을 쓰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상태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BMC 소아과학(BMC Pediatrics)》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