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닝은 많이 뛰는 것보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뛰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러닝 열풍 속에 달리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도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면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는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달리면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평소 모르고 있던 심장질환이 운동 중 드러날 수 있어, 젊거나 운동을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건강을 자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러닝, 심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달릴 때 우리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움직이는 근육이 평소보다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면서 심장은 산소가 담긴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빠르고 강하게 뛴다. 이때 심장 근육 자체에 필요한 산소량도 늘어난다.
꾸준한 운동은 심장의 혈액 공급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인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다면, 운동 중 늘어난 산소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해 가슴 통증이나 숨참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국제학술지 《순환기(Circulation)》에 실린 성명에 따르면 평소 활동량이 적고 체력이 낮은 사람이 갑자기 격렬하게 운동하면, 심장질환에 취약한 경우 심근경색이나 심장돌연사 위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는 운동 중 심장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드물며, 규칙적인 신체활동의 이점이 대체로 위험보다 크다고 설명한다. 다만 자신의 체력과 질환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갑자기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처음부터 장거리보다 천천히 시작하기
운동 경험이 부족하다면 처음부터 장거리에 도전하기보다 걷기와 가벼운 달리기를 병행한다. 이 교수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모른다면 서서히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갑자기 거리를 늘리면 근육과 힘줄, 뼈가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반복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기거나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과사용 부상’이라고 한다.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된 러너 5205명 대상 연구에서는 한 번에 달리는 거리를 최근 30일간의 최장 거리보다 10% 넘게 늘렸을 때 이러한 부상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다만 이 결과가 10% 이내의 거리 증가는 누구에게나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거리와 속도를 한꺼번에 높이기보다 무리 없이 지속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한다. 미국심장협회도 몸이 적응하는 정도에 따라 운동 시간과 강도를 점진적으로 늘리도록 권한다.
기록보다 평소와 다른 증상 살피기
달릴 때는 기록뿐 아니라 몸의 변화도 살핀다. 이 교수는 평소보다 유난히 힘들거나 호흡이 불편한 느낌 등 자신이 느끼는 증상을 놓치지 않도록 조언했다.
평소와 같은 속도인데도 숨이 심하게 차거나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불편한 두근거림이 이어진다면 운동을 멈추고 상태를 확인한다. 증상이 반복되면 진료를 받는다. 특히 가슴 통증이나 심한 호흡곤란, 실신할 듯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하고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목표 거리를 채우거나 다른 사람을 따라가려고 증상을 참고 뛰는 것은 피한다. 이 교수는 달리기 전 혈압과 맥박 등을 확인하고, 평소 기록과 비교해 몸 상태가 달라지지 않았는지 살펴보도록 조언했다.
가족력·검진 결과 확인하고 질환 관리하기
심장질환이 있으면 운동 중 늘어난 혈액·산소 요구량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거나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관련 질환이나 가족력이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위험 요인이 확인됐다면 운동 강도를 높이기 전 의료진과 상담한다.
이 교수는 “필요에 따라 심장초음파나 운동부하검사로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장초음파는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살피는 검사다. 운동부하검사는 운동 중 혈압과 맥박, 부정맥 여부와 증상 등을 확인한다. 검사 필요성은 증상과 병력 등을 바탕으로 의료진이 판단한다.
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고혈압 등 기존 질환의 관리를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이 교수는 러닝을 즐기면서도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운동과 평소 질환 관리를 함께 이어가도록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