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친 적도 없는데 손목이 퉁퉁 붓고 극심한 통증을 겪던 70대 남성이 임질균에 의한 관절염을 진단받은 사례가 공개됐다. 임질은 주로 성접촉으로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생식기 등에 감염을 일으키는 균이 뜻밖에도 손목 관절에서 발견된 것이다.
포르투갈 엔트르 도우로 에 부가 지역보건의료기관 정형외과·외상외과 의료진은 75세 남성에게 발생한 임질균성 화농성 관절염 사례를 보고했다. 화농성 관절염은 세균 감염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고름이 차는 병이다.
손목에서 고름 뽑았더니 임질균…일주일 전 요도 분비물도
남성은 약 사흘간 오른쪽 손목에 심한 통증을 겪었다. 손목은 점점 부었고 움직이기도 어려워졌다. 응급실을 찾았을 때 통증은 10점 만점에 8점에 달했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으로 약을 먹고 있었지만, 손목을 다치거나 벌레에 물린 적은 없었다. 열도 나지 않았다.
진찰 결과 오른쪽 손목은 스스로 움직일 때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손목을 움직여도 아팠다. 피부에 열린 상처는 없었다. 혈액검사에서는 염증이 심할 때 높아지는 C반응단백질(CRP)이 335mg/L로 나타났다. 논문에 제시된 정상 기준인 5mg/L 미만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의료진은 손목 관절에 바늘을 넣어 관절액을 뽑았다. 약 4mL의 탁한 연노란색 고름이 나왔다. 세균 배양검사에서는 임질을 일으키는 ‘임질균’이 확인됐다. 통풍을 의심할 만한 결정은 발견되지 않았다.
남성은 입원 당일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손목 관절을 열어 피가 섞인 고름을 빼내고 내부를 씻어냈다. 수술 중 채취한 다른 검체에서도 같은 균이 확인됐다. 이후 원인균에 맞춰 항생제를 바꿔 치료했다.
수술 후 남성은 병원에 오기 약 일주일 전 요도에서 분비물이 나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처음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기록되지 않았던 증상이었다. 이 사실은 성매개감염 가능성을 뒷받침했지만, 구체적인 성접촉 이력은 논문에 기록되지 않았다.
성병균이 관절에도 염증 일으켜…고령자도 예외 아냐
임질균은 생식기 등의 점막에 감염된 뒤 혈액을 통해 관절로 이동할 수 있다. 이때 여러 관절이 아프거나 피부 병변이 생기기도 한다. 이 남성처럼 한 관절에 고름이 차는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이 사례에서는 혈액배양검사 결과가 없어 균이 퍼진 경로까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현재 비뇨생식기 증상이 없다고 해서 임질균에 의한 관절염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관절 통증이 주된 문제로 나타나면 앞서 겪었던 요도 분비물 같은 증상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과 항생제 치료 후 남성의 상태는 점차 좋아졌다. 남성은 입원 7일째 소변검사에서 임질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3개월 뒤에는 통증이 사라졌고 손목이 뻣뻣한 증상도 없었다. 1년 뒤 진료에서도 재발 없이 손목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었다.
임질균에 의한 관절염은 주로 성생활이 활발한 젊은 성인에게 보고된다. 손목보다는 무릎을 침범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번 사례는 75세 고령자의 손목 한 곳에 감염이 생겼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연구진은 “전형적인 위험 요인이 없더라도, 고령 환자의 한 관절에 급성으로 고름이 차는 관절염이 생겼다면 임질균 감염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균성 관절염은 치료가 늦으면 관절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손상될 수 있는 응급 질환이다. 갑자기 관절이 붓고 붉어지면서 심하게 아프다면 단순한 노화나 무리한 사용 탓으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이 남성처럼 열이 없어도 감염이 있을 수 있다. 진료를 받을 때는 관절 증상뿐 아니라 최근 겪은 요도 분비물 등 다른 몸의 변화도 함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