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 (수)

솔깃 광고에, 관절보충제 먹은 40대女⋯온몸 염증과 복통·발진, 왜?

건강기능식품에, 의사 처방 필요한 성분 넣어 ‘간 독성’ 일으키는 사례 있을 수 있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성이 달리기 전에 무릎보호대를 하고 있다. 과대 광고에 현혹돼 관절보충제를 사먹고 부작용을 겪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보충제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한 뒤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릎 관절염을 걱정하는 40대 멕시코 여성이 관절 영양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을 10일 정도 복용했다.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있는 '닥터 다리오 페르난데스 피에로 종합병원'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환자는 평소 아토피피부염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었다.

환자는 갑자기 39.4℃의 높은 열과 함께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오른쪽 배가 심하게 아파 숨을 쉬거나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였다. 이어 온몸이 짓눌리는 듯한 피로감과 함께 머리카락이 빠졌고, 오른쪽 팔과 얼굴 등 온몸에 붉은 발진이 번졌다.

병원 도착 당시 검사 결과에서는 간 기능을 나타내는 수치가 정상치의 수십 배로 치솟아 있었다. 체내 철분을 나타내는 페리틴 수치는 상한 기준치의 93배(약 1만9115 ng/mL)나 됐다. 게다가 백혈구와 혈소판이 급감하는 혈구감소증과 비장 비대까지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진은 난치성 자가면역병이나 치명적인 혈식세포성 림프조직구증(HLH)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던 미스터리의 실마리는 환자가 증상을 일으키기 전에 먹은 관절보충제에서 풀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건강 사기 경고’(Medication Health Fraud Notifications)에 따르면 이 환자가 복용한 관절보충제(Ismerely FTX Plus)에는 건강기능식품 라벨에 있지 않은 강력한 스테로이드 성분인 '덱사메타손 인산염'과 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이 들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기능식품에는 이런 전문의약품 성분을 넣으면 안 된다.

피부 조직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 표피 세포가 무너지는 ‘계면성 피부염’ 증상이 확인됐다. 하지만 정작 자가면역병인 루푸스 특이 항체는 완전히 음성이었다. 연구팀은 환자의 심각한 증상이 자가면역병의 발현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관절보충제에 불법적으로 넣은 의약품 성분의 독성 반응과 면역계의 과도한 염증 폭발, 즉 약물 유발성 계면 피부염 및 간독성이 환자를 고통에 빠뜨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환자는 문제가 된 관절보충제의 복용을 즉시 끊었다. 별도의 독한 면역억제 치료 없이 이 조치만으로도 폭등했던 간 수치와 페리틴 수치가 정상을 되찾았고 피부 발진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평온을 되찾았다. 환자는 입원 치료를 마친 뒤 통원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 추적 관찰 결과 환자는 병증을 걷어내고 정상적인 삶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례 연구 결과(Atopic Dermatitis or Subacute Cutaneous Lupus: Resolving a Diagnostic Challenge Through Clinicopathologic Correlation)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물론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엄격한 기준과 인증을 거쳐 정식으로 제조·유통되는 건강기능식품은 이런 불법 성분으로부터 안전하다. 다만 최근 일부 해외 직구 플랫폼이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에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무허가 제품들이 판치고 있어 문제다. 이 사례 속 환자처럼 코르티코스테로이드나 소염진통제 성분이 은밀히 포함된 불법 해외 제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일시적인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신장 손상, 간 독성, 중증 전신 염증 및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자가면역 취약성이 있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이 성분과 출처가 불투명한 해외직구 보충제를 복용할 경우, 의학적 진단을 복잡하게 만드는 위장된 증상 때문에 적절한 치료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자극적인 문구로 광고하는 무허가 제품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성분 표시가 부실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제품은 소비자가 사전에 철저히 걸러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의하면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해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부당광고 적발 건수는 2022년 3864건에서 2025년 7244건으로 약 8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 온라인 부당광고를 적발한 건수도 2022년 8813건에서 2025년 1만4254건으로 약 62% 증가했다.

특히 식약처가 통관 단계에 있거나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안전성 검사 통계를 보면 다이어트·근육강화·관절 및 통증 완화 등을 내세우는 해외 직접구매 건강보조식품의 약 10%에서 국내 반입이 금지된 의약품 성분이나 불법 유해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이들 직구 제품 중 상당수에서 라벨에 표시돼 있지 않은 변비 치료제 성분, 불법 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등 전문의약품 성분이 검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의약품을 복용하려면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식약처는 이들 직구 제품에 대해 관세청을 통한 통관을 보류하도록 관세청에 통보하고 관련 사이트를 차단하는 조치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해외직구는 대규모 화물이 아니라 개인이 ‘자가 소비’를 목적으로 소량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소포를 일일이 개봉해 성분 분석을 거치지 않는 한, 세관의 눈을 속이고 배송되는 물량을 원천 차단하는 데는 구조적인 한계가 따른다. 또한 해외여행 때 다른 사람의 소개로 전문의약품에 들어가는 성분이 교묘하게 숨겨진 보충제를 사갖고 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번 사례에서 환자가 복용한 관절 보충제의 숨겨진 성분은 무엇이며 왜 위험한가요?

A1. 미국 FDA의 조사 결과 해당 제품에는 라벨에 기재되지 않은 덱사메타손 인산염(스테로이드)과 디클로페낙(소염진통제)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들 성분은 의사의 처방 없이 임의로 복용할 경우 심각한 간독성, 고페리틴혈증, 피부염 및 면역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Q2. 왜 이 사례가 자가면역병인 루푸스 등으로 오인될 뻔했나요?

A2. 환자에게 고열, 간 기능 저하, 혈구감소증, 피부 발진 및 항핵항체 양성 등 자가면역병이나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검사 결과 특이 항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불법적으로 섞은 전문의약품 성분을 차단하면 증상이 자연스럽게 개선됨에 따라 약물 유발성 반응으로 최종 진단됐습니다.

Q3. 허위 광고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 보충제를 판별하는 요령이 있나요?

A3. ‘100% 천연 완치’, ‘기적의 치료제’처럼 과장되고 자극적인 마케팅 문구를 사용하는 제품은 의심해야 합니다. 또한 제품 라벨에 성분 표시가 부실하거나 불명확한 용어로 적혀 있으면 제품을 사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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