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과 함께 생선구이를 먹던 70대 남성이 생선 가시 때문에 생명을 위협받은 일이 벌어졌다. 삼킨 생선 가시가 창자를 뚫고 소화기관 깊숙이 파고들어 전신 감염을 일으켰다.
사례를 보고한 일본 요카이치 하즈 의료센터 의료진에 따르면 79세인 이 남성은 가족과 함께 전갱이구이를 먹은 뒤 명치와 오른쪽 윗배에 통증을 느꼈다. 고열도 동반됐다. 사흘 뒤에는 오른쪽 등까지 뻗치는 심한 통증과 지속적인 열 때문에 응급실로 실려 왔다. 병원에서 측정한 체온은 41.1도였다. 남성은 고지혈증 치료 이력 외에는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었다.
뜻밖의 원인이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드러났다. 췌장에 가늘고 곧은 이물질이 박혀 있었다. 최근 먹은 음식을 확인한 의료진은 전갱이 가시를 의심했다. 간 여러 곳에서 농양(고름이 고인 덩어리)도 발견됐다.
장벽에 생긴 주머니 뚫고 췌장으로… 감염은 간까지 퍼져
가시가 췌장으로 들어간 통로는 십이지장에 생긴 게실이었다. 십이지장은 위와 이어지는 소장의 첫 부분이다. 게실은 장벽 일부가 바깥으로 불룩하게 튀어나와 생긴 주머니를 말한다. 검사 결과 가시는 이 주머니의 벽을 뚫고 췌장 조직 안으로 완전히 이동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게실 부위의 장벽이 상대적으로 약해 가시가 뚫고 지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전갱이 가시는 비교적 부드럽고 납작하지만, 이 환자에서는 장의 구조적 특징이 손상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간에 고름이 생긴 것은 가시가 간까지 직접 이동해서가 아니었다. 의료진은 가시가 췌장 조직을 손상시킨 뒤 감염이 혈액을 통해 퍼지면서 간 여러 곳에 농양이 생긴 것으로 판단했다. 혈액에서는 ‘스트렙토코쿠스 인터메디우스’라는 세균이 검출됐다.
남성은 패혈증도 겪었다.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몸의 반응이 지나치게 커져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장기 기능이 떨어지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수술 중 가시 두 조각으로 나뉘어… 한 조각 제거, 나머지는 자연 배출
의료진은 항생제를 투여하면서 내시경으로 가시를 꺼내려 했다. 하지만 가시가 췌장 안에 완전히 박혀 있어 제거하지 못했다. 결국 전신마취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중 췌장과 십이지장을 주변 조직에서 분리해 움직이는 과정에서 가시가 췌장 밖으로 빠져나왔다. 동시에 두 조각으로 부러져 십이지장 안과 게실 안에 각각 위치하게 됐다. 의료진은 십이지장 안에 있던 조각을 수술 중 내시경으로 꺼냈다. 제거한 조각의 길이는 7㎜였다. 게실 안에 남은 조각은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당시에는 꺼내지 못했다.
회복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수술 후 8일째 CT에서는 간농양의 크기와 개수가 오히려 늘어 있었다. 의료진이 남은 가시를 제거하려고 다시 검사했을 때는 이미 가시가 사라진 상태였다. 내시경과 초음파, CT에서도 남은 조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장운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했다.
항생제 치료를 이어가자 염증 수치가 낮아지고 간농양도 점차 줄었다. 남성은 수술 후 20일째 퇴원했다. 가시가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 약 4개월이 지났을 때는 간농양도 완전히 없어졌다.
의료진은 삼킨 생선 가시가 대부분 소화관을 통과하지만, 드물게 장벽을 뚫고 주변 장기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화관 밖에 남은 가시는 심한 감염을 지속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인접한 장기로 이동한 생선 가시는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선을 먹은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복통과 고열이 생겼다면 진료를 받고, 최근 생선을 먹었다는 사실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례는 《미국사례보고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최근 보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