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8일 (목)

이것 하나면 간단히 장 건강 완성?⋯상술에 빛바랜 유산균의 진실

[송무호의 비건뉴스] 147. 프로바이오틱스 ①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이것 하나면 간단히 장 건강 완성?⋯상술에 빛바랜 유산균의 진실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가 이젠 매일 아침 찾아 먹는 필수템이 됐다. 장 건강을 되살린다고 해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환자: 원장님, 이거 받으세요.

필자: 뭔데요?

환자: 원장님 건강하시라고 유산균 음료를 사왔어요.

필자: 유산균요…?

어느 사이엔가 유산균 음료는 건강한 식품으로 대중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유산균이 들어있는 요구르트는 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거고, 우유는 본래 사람에겐 좋지 않은 식품인데(물론 송아지에겐 완전식품), 우유를 발효한다고 좋은 식품이 되는가?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는 같다?⋯ 비슷하지만 다르다

궁금증이 생겼다. 유산균(乳酸菌)이란 무엇인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란 말이 있다. Pro-: ~을 위해(for), Bio-: 생명(life), -tics: ~와 관련된 물질이란 뜻으로 인체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미생물 즉, 장내 "유익균"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가 젖산(lactic acid)을 생성하는 "유산균"이다. 젖산을 생성하지 않는 유익균도 있으니, 유산균보다 유익균이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1].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적당한 양을 투여했을 때 숙주에게 건강상 이점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 따라서 죽었거나, 열처리 또는 비활성화된 세균(박테리아)은 프로바이오틱스라 할 수 없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로 현대인의 장 건강은 좋지 않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이 건강해진다"고 각종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알리면서 이제는 '프로바이오틱스=장 건강'이란 말이 일반 상식으로 통한다.

한국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매출액은 건강기능식품 중 3위지만, 소비자 구매 건수로는 1위일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래 기사) [2, 3].

ZDNET Korea https://zdnet.co.kr/view/?no=20241122154150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가 매우 과장되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보충제를 옹호하는, 소위 전문가들은 식단을 바꾸면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하게 바뀌지만, 고생스럽게 식단을 바꾸기보단 그냥 간단하게 유산균 알약 몇 개를 복용하면 된다고 한다.

과연 그 말이 옳을까? 우선 우리 몸의 장내 미생물군(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 몸 속 40조 미생물⋯ 다양성이 장 건강 지킨다

일반적으로 장(腸)에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신 연구에 의하면 약 40조 개의 미생물들이 아마존 열대우림처럼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어 살고 있다 (*사람 세포 수는 약 30조 개로 미생물 수가 사람 세포 수보다 더 많다.) [4].

자연 생태계를 구성하는 동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고유의 역할을 갖고 상호작용하기에 생물 다양성은 중요하다. 장내 미생물군은 세균, 고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효모 등 다양한 미생물들이 공생하며 살아가는데 그중 세균이 약 9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자연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세균의 다양성도 중요하다. 연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장에는 약 5백~1천 종의 세균이 살고 있고 무게는 약 0.5~1.0kg 정도다. 1g 당 약 5백억~1천억 마리의 세균이 존재한다 [5, 6, 7].

장내 세균은 기능에 따라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 유해균, 중간균의 3가지 그룹으로 크게 분류한다. '유익균'은 좋은 물질을 생성하고 건강을 도와주는 세균이다. '유해균'은 해로운 물질을 생성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이다. '중간균'은 평소엔 유익균처럼 행동하지만, 환경 변화(예: 유익균 감소)가 생기면 유해균처럼 행동할 수도 있는 세균이다.

왜 유익균이 중요한가? 유익균인 '유산균'은 식이섬유를 발효해 '젖산'을 만들어낸다. 특정 세균 한 종류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젖산을 만드는 성질을 가진 여러 세균을 묶은 개념으로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등이 있다.

김치, 된장, 요구르트 등 다양한 발효 식품에 존재한다. '젖산'은 장내 환경을 약산성으로 만들어 대장균, 리스테리아, 살모넬라 등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대부분의 유해균은 중성 환경에서 잘 자라며, 산성 환경에서는 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8, 9, 10].

유익균의 선물⋯ 비타민·단쇄지방산(SCFA)의 놀라운 효과

유익균은 젖산 외에도 유익한 물질들을 만들어내는데, 대표적으로 '비타민'과 '단쇄지방산(SCFA, Short-chain fatty acid)'이 있다.

놀랍게도 유익균은 비타민을 만들어 제공한다. 에너지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 B군'(B1, B2, B3, B5, B6, B7, B9, B12)과 혈중 칼슘이 혈관에 쌓이지 못하게 막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동시에, 칼슘을 뼈로 보내 뼈를 건강하게 하는 '비타민 K2'를 만들어낸다 (*참고로 비타민 K1은 혈액 응고에 관여) [11].

물론 인간은 대부분의 비타민을 스스로 합성할 수 없기에 식품을 통한 비타민 섭취가 꼭 필요하지만, 유익균이 만들어낸 비타민 B군과 K2는 1일 권장 섭취량의 약 30%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상당한 양이다 [12].

사람은 식이섬유를 소화하지 못하지만, 유익균은 식이섬유를 먹고 발효하면서 "단쇄지방산"이라는 놀라운 "에너지 물질"을 매일 만들어낸다. 이들은 아세트산, 프로피온산, 부티르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 도표) [13].

A Koh, et al. Cell 2016

단쇄지방산은 이름 그대로 '산(Acid)'성 물질이라 장내 환경을 약산성으로 유지하여, 유해균의 증식은 억제하고 유익균의 증식은 돕는다. 단쇄지방산 중 특히 '부티르산'은 대장 상피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장벽을 강화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14].

인체가 소화하지 못하는 ‘식이섬유’를 유익균이 먹고 만들어내는 ‘단쇄지방산’은 인간의 면역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유익균의 먹이인 식이섬유 공급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런던 킹스칼리지 영양학 교수 케빈 웰란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수명이 길고, 심혈관 질환과 암, 당뇨병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15].

고단백 열풍 넘은 ‘식이섬유’⋯ 장내 유익균 살리는 진짜 먹이

최근까지 식품 시장의 화두는 단백질이었다. 근력 강화와 체중 감량을 앞세운 ‘고단백 열풍’이 이어졌다.

그러나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제는 식이섬유가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16]. 식이섬유는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 등 식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있지만 동물성 식품에는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헬스경향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40180#

2. 전자신문 https://www.etnews.com/20240904000150

3. ZDNET Korea https://zdnet.co.kr/view/?no=20241122154150

4. R Sender, S Fuchs, R Milo. Revised Estimates for the Number of Human and Bacteria Cells in the Body. PLoS Biol 2016;14(8):e1002533.

5. JA Gilbert, MJ Blaser, JG Caporaso, et al. Current understanding of the human microbiome. Nature Med 2018;24(4):392-400.

6.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Gut_microbiota

7. J Walter, R Ley. The human gut microbiome: ecology and recent evolutionary changes. Annual review of microbiology 2011;65(1);411-429.

8. EJE Brownlie, D Chaharlangi, EO Wong, et al. Acids produced by lactobacilli inhibit the growth of commensal Lachnospiraceae and S24-7 bacteria. Gut Microbes 2022;14(1):2046452.

9. Z Gao, EBM Daliri, JUN Wang, et al. Inhibitory effect of lactic acid bacteria on foodborne pathogens: a review. Journal of food protection 2019;82(3):441-453.

10. UB Saha, SD Saroj. Lactic acid bacteria: prominent player in the fight against human pathogens. Expert review of anti-infective therapy 2022;20(11):1435-1453.

11. JG LeBlanc, C Milani, GS De Giori, et al. Bacteria as vitamin suppliers to their host: a gut microbiota perspective. Current opinion in biotechnology 2013;24(2):160-168.

12. A Brauer-Nikonow, M Zimmermann. How the gut microbiota helps keep us vitaminized. Cell Host & Microbe 2022;30(8):1063-1066.

13. A Koh, F De Vadder, P Kovatcheva-Datchary, F Bäckhed. From dietary fiber to host physiology: short-chain fatty acids as key bacterial metabolites. Cell 2016;165(6):1332-1345.

14. C Martin-Gallausiaux, L Marinelli, HM Blottière, et al. SCFA: mechanisms and functional importance in the gut. Proc Nutr Soc 2021;80(1):37-49.

15. A Reynolds, J Mann, J Cummings, et al. Carbohydrate quality and human health: a series of systematic reviews and meta-analyses. The Lancet 2019;393:434-445.

16.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60220/133390654/2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