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8일 (월)

안과학회 “초등생 매년 시력검사” 제안⋯김윤 의원, 정부안 심의·의원입법 적극 지원

2050년 근시 유병률 90.9%·고도근시 31.3% 전망⋯전 학년 연 1회 검사·안과 연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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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근시 진행 억제 정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임 대한안과학회 총무이사, 안지윤 대한안과학회 부총무이사, 박진구 대한안과의사회 총무, 김은철 대한검안학회장, 신선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근시총괄이사, 최미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장,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차흥원 한국실명예방재단 이사장, 김찬윤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윤은숙 한겨레 건강한겨레 부편집장, 김성수 한국근시학회장,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 최경식 한국근시학회 정책이사. 사진=대한안과학회 

“소아·청소년 근시 관리는 미래 대한민국의 실명 부담을 줄이는 투자입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근시 진행 억제 정책 토론회’에서 의료계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근시를 단순한 ‘시력 저하’가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봐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안과학회와 한국실명예방재단이 공동 주관했다. ‘근시 관리,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입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급증하는 소아·청소년 근시 현황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을 점검하고, 고도근시로 인한 실명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최미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장은 국내 근시 발생 현황과 근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근거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서울 지역 19세 남성 약 52만 명을 분석한 2013∼2022년 자료를 토대로 “2050년 근시 유병률은 90.9%, 고도근시 유병률은 31.3%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근시 발생을 억제하려면 야외활동을 늘리고 연속적인 근거리 작업과 스마트기기 사용은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중국·싱가포르·일본 등은 이미 근시를 주요 공중보건 의제로 다루며 국가 주도의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도 야외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한편 근시 예방과 진행 억제를 위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경식 한국근시학회 정책이사는 ‘고도근시의 질병 부담과 사회경제적 손실’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근시가 심해질수록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과 질환의 위험도 크게 높아진다. 망막박리 위험은 근시가 없는 사람과 비교해 저도근시에서 3.2배, 중등도근시에서 8.7배, 고도근시에서 12.6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근시에서는 녹내장 위험이 4.6배 높았으며, 근시성 황반변성 발생 위험은 약 102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 이사는 “근시 진행 억제 치료, 근시 합병증 진료, 굴절교정수술 등 원인별로 발생하는 비용과 이에 따른 생산성 손실을 아우르는 국가 단위 통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안경원의 연간 매출이 약 2조2800억원 규모로 집계되고 있지만, 이는 근시의 질병 부담을 정확히 측정한 국가 통계가 아닌 단순 매출 규모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최 이사는 “이러한 통계의 공백 자체가 국가 감시 체계 구축이 필요한 이유”라며 “근시의 질병 부담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발표에 나선 안지윤 대한안과학회 부총무이사는 ‘국가 근시 감시·관리 체계 구축과 실명 예방 전략’을 제안했다.

현재 학생 건강검진은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등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안 부총무이사는 모든 학년에서 연 1회 이상 시력을 확인하고 검사 결과를 누적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 검사에서 근시의 조기 발병이 확인되거나 시력 변화가 빠른 학생은 안과 진료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 야외활동과 눈 건강 교육을 포함한 국가 학교 눈 건강 예방사업 △근시 진행 억제 치료의 효과·안전성 관리 △장기 코호트와 시범사업을 통한 국가 통계 구축 △성인기 합병증 관리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김찬윤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근시 진행 억제와 실명 예방을 위한 의료계·교육 현장·정부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의 한 축은 근시 관리를 의료 체계 안에서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맞춰졌다. 김은철 대한검안학회장은 “근시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 행위로, 의사면허가 없는 안경원에서 주도하는 부적절한 치료 행위는 오히려 안질환 초기 진단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등장한 만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도 명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기에 시작한 근시 관리를 성인기까지 이어갈 수 있는 연속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수 한국근시학회장은 “소아기부터 진료를 받아도 성인기 이후까지 관리가 이어지지 못하는 근시 환자가 많다”며 근시를 생애주기 전반에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학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은숙 건강한겨레 부편집장은 “대한민국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학교”라며 “학교를 강력한 아동·청소년 공공보건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현장의 시력 검사부터 의료기관 진료까지 이어지는 표준화된 연계 체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박진구 대한안과의사회 총무와 신선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근시총괄이사는 “교육 현장에서 정확한 시력 검사가 가능하도록 통일된 매뉴얼을 확립해 보급하고, 정밀 검사와 진료실로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지침도 제시됐다. 신 이사는 하루 ‘2시간’ 야외활동, 모니터와 ‘30cm’ 이상 거리 유지, ‘40분’마다 휴식을 골자로 한 이른바 ‘2-3-4 정책’을 학교와 가정에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건강검진 사업을 총괄하는 전은정 건강증진과장은 대한안과학회의 제안과 관련해 “학생 건강검진 전략은 복지부보다는 교육부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시력 검사가 연 1회로 바뀌려면 초등학생의 시력을 매년 관찰해야 할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는 근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구강검진의 경우 유치가 영구치로 바뀌는 과정에서 변화가 잦다는 특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매년 시행되고 있다. 시력 검사 역시 매년 시행하려면 검사 주기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 과장은 “다행히 대한안과학회에서 별도의 인프라 구축 소요가 적은 일반 수준의 시력 검사를 제안한 만큼, 수용성 측면에서 본다면 가능성이 있는 제안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근시 진행 억제 정책 토론회’에서 패널 토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대한안과학회 

국회에서도 부처 간 협업과 제도 개선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윤 의원은 “복지부와 교육부의 원활한 협업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신규 법안을 발의하거나 기존 법안이 근시 관리 영역을 다룰 수 있도록 정책 심의 과정에서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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