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8일 (금)

치매 가족 돌보다 내가 먼저 지친다면?⋯보호자에 필요한 ‘산소마스크 원칙’

부산성모병원 건강강좌⋯“보호자 휴식은 이기적인 선택 아닌 돌봄의 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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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가족 돌보다 내가 먼저 지친다면?⋯보호자에 필요한 ‘산소마스크 원칙’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생기면 온 가족이 비상이다.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다. 이런 날들이 계속되면 보호자는 점점 지쳐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쉽게 지친다. 환자 상태를 계속 살펴야 하는 데다 죄책감과 불안, 답답함까지 겹친다. 더 큰 문제는 보호자가 먼저 소진(burn-out)되면 환자를 돌보는 일도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부산성모병원이 16일, 병원 세미나실에서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건강강좌를 열었다. 그래서 주제도 ‘치매 환자 가족 스스로를 돌보기’로 내걸었다.

여기서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은 과장은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보호자들이 겪는 심리적·육체적 소진, 이른바 ‘번아웃(Burn-out)’을 설명하고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특히 강조한 것이 ‘산소마스크의 법칙’이다. 비행기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동반자를 돕기 전에 자신의 산소마스크부터 착용하라고 안내한다. 간병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보호자가 자신의 건강과 휴식을 챙기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돌봄을 지속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강좌에서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휩쓸리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는 ‘알아차림(Awareness)’과, 떠오르는 생각을 사실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한발 떨어져 바라보는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 등도 소개됐다. 일상에서 작은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활동과 자신이 즐기는 활동을 적절히 병행해 심리적 여유를 회복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치매 가족이 활용할 수 있는 지원제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시설·재가급여를 비롯해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중증치매 산정특례, 실종 예방을 위한 인식표와 배회감지기, 단기보호시설이나 종일 방문요양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치매가족휴가지원제 등이 소개됐다.

김성은 과장은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보호자들도 환자의 행동을 병의 증상으로 바라보고 지나친 죄책감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휴식과 일상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성모병원은 앞으로도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건강강좌와 지원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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