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의 유치가 하나둘 흔들리기 시작하는 6~7세 무렵은 본격적으로 영구치가 자리 잡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때 부모가 놓치기 쉬운 치아가 있다. 유치가 빠진 자리가 아닌, 가장 안쪽 어금니 뒤에서 조용히 올라오는 ‘제1대구치’다.
흔히 영구치는 유치가 빠진 자리에 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1대구치는 다르다. 유치 뒤쪽에서 새롭게 올라오기 때문에 부모가 맹출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기도 한다. 앞으로 나올 영구치의 배열과 교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만 6세 전후부터는 아이의 입안 가장 안쪽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김수연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치과 교수와 함께 학령기 영구치 관리법을 알아본다.
유치 안 빠졌는데 영구치가?…맨 뒤 어금니 살펴야
제1대구치는 흔히 ‘6세 구치’라고 불리는 첫 영구 대구치다. 만 6세 전후 유치열 가장 뒤쪽에서 올라오며 음식물을 씹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별도의 유치가 빠지지 않고 나오기 때문에 부모가 영구치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는 점이다. 갓 맹출한 영구치는 법랑질이 성숙해지는 과정에 있고, 어금니 씹는 면에는 좁고 깊은 홈이 많아 음식물과 치태가 남기 쉽다. 칫솔도 잘 닿지 않아 충치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수연 교수는 “만 6~7세가 되면 본격적으로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므로 치과 검진을 통해 유치 탈락 상태와 영구치의 맹출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비뚤게 올라오는 영구치, 무조건 기다려선 안 돼
제1대구치뿐 아니라 다른 영구치가 나오는 방향도 살펴야 한다. 영구치가 유치의 뿌리를 정상적으로 흡수시키며 올라오고 있다면 유치가 충분히 흔들린 뒤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기다릴 수 있다.
반면 유치가 빠지지 않았는데 영구치가 안쪽이나 바깥쪽 등 다른 방향으로 올라오는 경우에는 치과에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영구치가 나오는 위치와 공간, 유치 뿌리의 상태 등을 평가한 뒤 필요하다면 유치를 발치하거나 영구치가 제자리를 찾도록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영구치의 개수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부족한 ‘결손치’나 정상보다 치아가 더 생기는 ‘과잉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손치가 있다면 남아 있는 유치를 최대한 보존하거나 향후 보철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과잉치 역시 위치에 따라 정상 영구치의 맹출을 방해할 수 있어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제거를 고려한다.
충치 생기기 전 ‘실란트’…어금니 깊은 홈 미리 막는다
제1대구치가 제대로 올라왔다면 충치가 생기기 전부터 예방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방법이 실란트(치면열구전색술)다. 실란트는 어금니 씹는 면의 좁고 깊은 홈을 치과용 재료로 메워 음식물과 세균이 끼는 것을 줄이는 방법이다. 특히 칫솔모가 들어가기 어려운 어금니 홈의 충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실란트를 했다고 충치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가 마모되거나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기검진 때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전문가 불소 도포를 병행하는 것도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불소치약 하루 두 번…양치 후 여러 번 헹구지 않아도 돼
불소는 치아 법랑질을 강화하고 충치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새로 나온 영구치는 성숙 과정에 있기 때문에 불소를 활용한 충치 예방이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불소가 함유된 치약으로 하루 두 번 꼼꼼하게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만 6세 정도의 어린이라면 치약을 완두콩 크기 정도 사용하고, 스스로 충분히 닦기 어려운 경우 부모가 제대로 닦였는지 확인해주는 것이 좋다. 양치 후에는 치약을 삼키지 않고 뱉도록 하되 물로 여러 차례 입안을 헹굴 필요는 없다.

아프기 전에 치과로…학령기 정기검진 중요
영구치는 한 번 충치가 깊게 진행되면 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평생 사용해야 할 제1대구치가 어린 나이에 심하게 손상되면 신경치료나 발치가 필요할 수 있고, 이후 치열과 교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제1대구치가 맹출하는 시기부터는 아이의 충치 위험과 치아 발달 상태에 맞춰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검진을 통해 새로 나온 영구치의 위치와 방향, 충치 여부뿐 아니라 결손치나 과잉치 등 치아 발달 문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수연 교수는 “치과는 문제가 생기면 가는 곳이 아니라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찾는 곳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학령기의 꼼꼼한 예방 처치와 정기검진이 평생 치아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