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섭씨 1도 낮아지면 병원 밖 심정지 발생이 평균 1.4%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온 변화의 영향이 최대 사흘 뒤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기상예보를 활용하면 구급대와 병원이 심정지 환자 증가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유럽 매체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헝가리 젬멜바이스대와 부다페스트공대, 헝가리 국가구급대 공동 연구팀은 2018년 1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발생한 병원 밖 심정지(OHCA)와 기상 조건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공중보건(Public Health)》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헝가리 국가구급대 자료를 이용해 총 11만4830건의 병원 밖 심정지를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의료 이용 등에 큰 변화가 있었던 기간은 분석에서 제외해 최종적으로 1584일간의 자료를 사용했다. 심정지 발생 건수를 평균기온과 풍속, 기압, 습도, 대기질 등 일별 기상·환경 자료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평균기온이 섭씨 1도 낮아질 때 병원 밖 심정지는 하루 평균 1.4% 증가했다. 계절별로는 겨울철 심정지가 여름철보다 약 18% 많았다.

월별로도 뚜렷한 계절적 차이가 나타났다. 하루 평균 심정지 발생 건수는 12월 71.9건으로 가장 많았고 3월 67.7건, 11월 65.4건, 1월 63.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온대지역의 심혈관 역학 기준에 따라 겨울철을 10월~3월, 여름철을 4월~9월로 구분해 각각 852일과 732일의 자료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갑작스러운 한파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낮은 기온도 심정지 증가와 관련될 수 있다고 봤다.
급격한 기온 변화 역시 심정지 증가를 예측하는 신호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하루 기온이 섭씨 5도 넘게 떨어지는 현상이 심정지 환자 증가를 알리는 조기경보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기상 변화의 영향은 당일에 그치지 않았다. 기온 등이 변한 뒤 최대 사흘까지 심정지 발생 증가와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시간차에 주목해 기상 자료로 심정지 발생 건수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기상 자료와 구급대 자료를 결합하면 평소보다 병원 밖 심정지가 많이 발생할 시기를 1~3일 전에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담 팔야카브 젬멜바이스대 연구원은 “개인의 위험을 추정하는 게 아니라 국가 전체에서 예상되는 발생 건수를 예측한다”며 “이를 활용하면 구급대와 병원이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날에 맞춰 인력과 의료자원을 사전에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진들도 추운 날씨가 심혈관계에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꾸준히 경고해 왔다.
심장내과 전문의인 심장 전문병원 세종병원의 박진식 이사장은 17일 코메디닷컴에 “겨울에 심정지 발생이 늘어나는 건 정설"이라며 연구팀의 논문에 공감하면서 "병원 밖 심정지 발생 원인의 대부분은 심장 혈관이 갑자기 막혀서 생기는 심근경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온이 떨어지면 모든 혈관이 수축하는데 평소 혈관이 좁혀져 있는 사람은 좁은 구멍이 막히면서 심근경색이 되고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지 않도록 외출 전 몸을 예열시키고 충분한 보온을 한 상태로 나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앞서 박만원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도 선행연구를 인용해 겨울철 기온이 섭씨 1도 떨어지면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1.72% 증가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