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 (수)

다리에 ‘대변’ 묻어도 달린 호주 선수⋯결국 우승했지만 무슨 일?

달리기 전후 복통·설사·급한 변의⋯장 혈류 감소와 반복 충격 등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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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하이록스 선수 조안나 비에트르지크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대회에서 대변 실금이 발생한 상태로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웨이보 ‘Beijing Shier’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실내 피트니스 대회 하이록스(HYROX)에서 호주 선수 조안나 비에트르지크가 경기 도중 대변을 참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호주 ABC 등에 따르면 비에트르지크는 다리에 대변이 묻은 상태에서도 달리기와 기구 운동을 이어갔고 해당 경기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대변이 묻은 채 여러 선수가 함께 사용하는 기구를 이용하도록 대회 측이 제지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생 관리와 대회 대응을 두고 논란이 됐다. 비에트르지크에게 갑작스러운 대변 실금이 나타난 정확한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달리다가 배 아픈 러너스 다이어리아?

달릴 때 갑자기 배가 아프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거나 묽은 변을 보는 현상을 ‘러너스 다이어리아(runner’s diarrhea)’라고 한다. 특정 질환을 가리키는 진단명이 아니라 달리기와 관련해 나타나는 이러한 위장관 증상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운동 중 위장관 증상은 장거리 달리기 선수에게 드물지 않다. 국제학술지 《스포츠 메디신(Sports Medicine)》에 실린 문헌고찰에 따르면 장거리 달리기 선수의 30~90%가 운동과 관련된 위장관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여기에는 설사 뿐 아니라 메스꺼움과 복통 등 여러 증상이 포함된다.

달릴 때마다 묽은 변과 대변이 마려운 증상이 반복된다면 러너스 다이어리아에 해당하는 증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러너스 다이어리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 등도 증상이 비슷해서 달리지 않을 때도 증상이 나타나고 반복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장 흔들리고 혈류 줄어⋯긴장과 음식도 영향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은 러너스 다이어리아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달릴 때 장기가 반복적으로 흔들리는 현상과 장으로 가는 혈류 감소, 장 호르몬 분비 변화, 경기 전 긴장과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먹거나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새로 먹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스포츠 메디신(Sports Medicine)》에 실린 문헌고찰도 운동 중 위장관 증상에는 생리적·기계적·영양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달릴 때 몸이 반복해서 위아래로 움직이면 위와 장도 함께 흔들린다. 이런 움직임이 가스와 설사, 대변이 마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 혈액이 근육과 피부 쪽으로 더 많이 흐르면서 장으로 가는 혈액은 줄어든다. 그러면 장이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져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할 수 있다. 몸에 수분까지 부족하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음식도 영향을 미친다. 지방과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이나 진한 탄수화물 음료는 일부 사람에게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이부프로펜처럼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약도 장을 자극해 운동 중 위장관 증상을 심하게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경기 당일 새로운 음식 피해야

무엇을 먹는지도 운동 중 위장관 증상에 영향을 미친다. 지방이나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 카페인, 당분이 진한 음료 등은 일부 사람에게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다만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음식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평소 훈련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음식과 섭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정형외과·스포츠의학센터(Mayo Clinic Orthopedics and Sports Medicine)는 달리기 3~6시간 전에는 카페인과 고지방 음식을 줄이고, 달리기 전날에는 식이섬유와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을 피하라고 안내한다. 에너지 젤이나 에너지 바도 경기 당일 처음 먹는 제품은 피하고 훈련 중 미리 먹어 본다. 운동 전·중·후에는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을 섭취한다.

통증을 줄이려고 이부프로펜과 같은 소염진통제를 미리 먹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약은 운동 중 복통이나 설사 같은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혈변·심한 복통 동반되면 진료 필요

운동을 하다 혈변이나 검고 끈적한 변, 심한 복통, 발열과 구토가 나타난다면 단순히 러너스 다이어리아로 넘겨서는 안 된다. 감염성 장염 등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며, 격한 지구력 운동으로 장의 혈류가 심하게 줄면 드물게 허혈성 장염이 발생해 복통과 혈변이 나타날 수도 있다.

운동이 끝난 뒤에도 설사가 계속되거나 식사와 훈련 방법을 조절해도 운동할 때마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입이 심하게 마르고 어지럽거나 소변량이 줄어드는 등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진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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