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5일 (화)

“아이와 평범한 일상 꿈꿔”⋯드라벳 환아 치료 선택지 넓어진다

한국유씨비제약, 드라벳 증후군 치료제 ‘핀테플라’ 급여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드라벳증후군은 야간 발작이 잦고 뇌전증 지속 상태로 이어지기 쉬우며, 일반 뇌전증보다 돌연사 위험도 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 돌 전까지만 해도 열성경련뿐 아니라 비열성경련도 자주 일어났습니다. 언제 경련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정말 컸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잘 때도, 깨어 있을 때도 24시간 아기 옆에 붙어 있어야 하다 보니 일상생활을 유지하기도 힘들었고요.”

드라벳증후군을 앓는 네 살 딸을 둔 A씨는 아직 아이에게 바다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픈 아이와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부담인 데다, 바닷가 근처에서는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병원을 찾기 어렵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월급의 대부분은 아이의 약값과 치료비로 나갔다.

A씨는 “제가 바라는 건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우리 아이와도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사는 것”이라며 “최근 드라벳증후군에 대한 연구와 다양한 치료 접근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환자와 가족을 위한 더 나은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라벳증후군은 전 세계적으로 1만~2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주로 생후 1세 전후에 발병하며 발작이 평생 지속될 수 있는 난치성 뇌전증이다. 국내 환자는 약 150명으로 추산된다. 잦은 중증 발작과 발달 지연을 동반하며 일반 뇌전증 환자보다 돌연사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뇌전증 돌연사(SUDEP)는 드라벳증후군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다.

드라벳증후군 환자들은 반복적인 발작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 운동발달 지연, 수면장애, 언어장애 등 다양한 동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발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드라벳 증후군 치료제 ‘핀테플라액(펜플루라민)’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핀테플라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드라벳증후군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후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2차 시범사업을 거쳐 이달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급여 적용으로 환자 1인당 연간 약 1억 원에 달하던 의료비 부담은 약 1000만 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급여 대상은 발프로에이트, 클로바잠 등을 포함한 3종 이상의 기존 항뇌전증약을 충분한 내약 용량으로 투여했음에도 최초 항뇌전증약 투여 시점과 비교해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하지 않은 2세 이상 환자다.

한국유씨비제약은 핀테플라액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기념해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회사는 급여 적용을 계기로 달라지게 될 국내 드라벳 증후군 치료 환경과 핀테플라의 치료적 가치를 소개했다.

‘드라벳증후군 치료의 진전: 핀테플라가 제시하는 새로운 치료 기회’를 주제로 발표한 임병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핀테플라는 세로토닌 신호전달계와 시그마-1 수용체를 동시에 조절하는 차별화된 이중 기전을 가진 치료제”라며 “세 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위약과 비교해 월간 경련성 발작 빈도를 약 54~65% 더 감소시켰으며 최대 3년간 장기 투여한 연구에서도 발작 감소 효과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효과 분석 대상 환자의 약 64%는 치료 전과 비교해 한 달 동안 발생하는 경련성 발작 횟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

양동화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핀테플라 급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지연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급여 적용으로 드라벳증후군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발작 너머의 변화를 바라보다: 핀테플라의 치료 가치와 국내 임상 적용’을 주제로 내용을 전한 양동화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임상시험에서는 발작 부담 감소뿐 아니라 인지·행동·수면 등 일상 기능 전반에서도 개선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어, 향후 국내 진료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 효과를 판단할 때도 발작 횟수만이 아니라 무발작 기간, 응급약 사용 빈도, 그리고 가족의 돌봄 부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며 “급여 적용을 계기로 더 많은 환아와 가족이 핀테플라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경험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유씨비제약이 핀테플라액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기념해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양동화 고대구로병원 교수(왼쪽부터), 임병찬 서울대병원 교수, 최미령 한국유씨비제약 전무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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