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이나 쉬는 날에는 평상시보다 식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처럼 평일과 주말의 식사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연관성은 남성에서만 관찰됐다.
프랑스 농업·식량·환경 국립연구소(INRAE)와 국립보건의학연구원(Inserm), 소르본파리노르대, 파리시테대, 프랑스국립공예원(CNAM) 공동 연구진은 평일과 주말의 식사시간 차이인 ‘식사 시차’와 심혈관질환 위험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식사 시차는 업무나 학업 일정에 맞춰 식사하는 평일과 비교적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주말 사이에 생기는 식사시간 차이를 말한다.
연구진은 프랑스의 대규모 영양·건강 연구인 뉴트리넷-상테(NutriNet-Santé)에 참여한 성인 10만 4806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42.7세였으며, 79%가 여성이었다.
자료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수집됐고 참가자들의 중앙 추적기간은 8.1년이었다. 이 기간 새로 발생한 심혈관질환은 총 2368건으로, 관상동맥질환 1270건과 뇌혈관질환 1098건이었다.
연구진은 평일과 주말의 첫 번째와 마지막 열량 섭취 시각을 토대로 하루 식사 시간의 중간 시점을 구한 뒤, 이 시각이 평일과 주말에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계산했다. 그런 다음 이를 토대로 참가자를 주말 식사시간이 평일보다 빨라진 그룹, 거의 달라지지 않은 그룹, 늦어진 그룹으로 나눴다. 빨라진 그룹은 주말 식사시간이 평균 약 2시간 앞당겨졌고, 늦어진 그룹은 평균 약 1시간40분 미뤄졌다.
분석에는 연령과 결혼 여부, 함께 사는 자녀 수, 직업과 사회경제적 여건을 비롯해 흡연, 음주, 신체활동, 식단의 질, 수면시간 등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인이 반영됐다.
남성, 평일·주말 식사시간 차이 1시간 늘 때 심혈관질환 위험 14% 높아
분석 결과, 남성은 평일과 주말의 식사 시간 차이가 1시간 커질 때마다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평균 14%,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2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시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주말 식사시간이 평일보다 평균 2시간 빨라진 남성은 식사시간이 일정한 남성보다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44%,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68% 높았다. 주말 식사시간이 평균 1시간40분 늦어진 남성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36% 높았으나,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여성에서는 식사 시차와 전체 심혈관질환 또는 관상동맥질환 위험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남녀의 생리적 차이와 생활방식, 직업 환경, 일주기 리듬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남성의 기본적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식사시간 변화가 생체리듬에 영향 줄 수 있어
우리 몸의 수면과 각성, 호르몬 분비, 체온과 대사 기능은 약 24시간을 주기로 움직이는 일주기 리듬의 영향을 받는다. 식사 역시 생체시계에 시간을 알려주는 신호 가운데 하나다. 평일과 주말의 식사시간이 계속 달라지면 음식이 들어오는 시간과 몸속 대사 작용의 리듬이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
앞선 연구에서도 야간 근무나 야식처럼 생체리듬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생활습관이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연구 책임자인 베르나르 스루르 INRAE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단순히 늦게 먹는 문제를 넘어 평일과 주말에 일정한 식사시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연관성은 수면 시간을 고려한 뒤에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므로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업무 스트레스나 야간의 빛 노출, 운동 및 약 복용 시간처럼 분석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실제로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메디슨(Communications Medicine)》에 ‘Eating jetlag based on meal timing discrepancies and risk of cardiovascular disease using the prospective cohort NutriNet-Santé’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식사 시차란 무엇인가요?
A. 평일과 주말의 식사시간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연구에서는 평일과 주말 각각 첫 번째와 마지막 열량 섭취의 중간 시점을 구한 뒤 그 차이를 계산했습니다.
Q2. 주말에 식사시간이 늦어지는 것만 문제인가요?
A. 아닙니다. 남성에서는 주말 식사시간이 평일보다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경우 모두 심혈관질환 또는 관상동맥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식사시간이 어느 방향으로 바뀌느냐보다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커지는 것일 수 있습니다.
Q3. 식사시간이 불규칙하면 심혈관질환이 생기나요?
A. 이번 연구에서는 두 요인의 연관성만 확인됐으며, 식사시간 변화가 심혈관질환을 직접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집단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와 중재 연구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