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4일 (금)

“밥 먹는 습관 달라졌다”…치매가 보내는 의외의 신호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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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어르신의 식습관이나 입맛이 달라졌다면 치매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흔히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기억력 감퇴’를 떠올리지만, 신경과 전문의들은 ‘식습관의 변화’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단서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건강 전문 매체 허프포스트는 신경과 전문의들의 조언을 인용해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는 5가지 식습관 변화를 소개했다.

전문의들이 꼽은 첫 번째 주의 신호는 ‘간단해진 식사’다. 수십 년간 정성스럽고 복잡한 요리를 해오던 사람이 갑자기 간단한 요리만 하게 되거나 아예 주방 일을 손에서 놓고 사 온 음식만 먹는 경우가 있다.

조엘 살리나스 뉴욕대 랑곤 헬스 신경과 교수는 “요리는 재료를 준비하고 순서에 맞게 조리하는 복잡한 계획과 실행 능력이 필요한데, 치매가 진행되면 이러한 인지 기능이 먼저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음식에 대한 흥미 상실’이다. 치매로 인해 뇌에 변화가 생기면 후각이 둔해지고, 이는 곧 미각의 상실로 이어져 음식을 무미건조하게 느끼게 된다. 또한 치매 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우울증이나, 식사 중 대화와 식기 사용을 동시에 해야 하는 환경 자체가 뇌에 과부하를 주어 식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세 번째로 ‘식사 자체를 잊거나 방금 먹고도 또 찾는 행동’을 들 수 있다. 치매는 기억력뿐만 아니라 신체의 배고픔과 포만감을 느끼는 내부 신호 체계에도 손상을 입힌다. 이로 인해 식사 때를 잊어버려 식사량이 크게 줄거나, 반대로 방금 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계속해서 음식을 찾는 등 양 극단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네 번째 신호는 ‘매 끼 똑같은 음식만 고집하는 경향’이다. 치매 환자에게는 매 끼니 메뉴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큰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따라서 매일 같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결정에 따른 스트레스를 피하고, 익숙하고 예측 가능한 음식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으려는 본능적인 행동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단 음식에 대한 강한 갈망’이다. 모든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부위가 손상되는 전두측두엽 치매(FTD) 환자에게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치매로 뇌의 보상 회로 및 충동 조절 기능이 약해지면서 단것과 탄수화물에 대한 통제력이 급격히 상실돼 빵이나 과자 등만 자꾸 찾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해서 곧바로 치매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마지드 포투히 존스홉킨스대 마인드·브레인 연구소 박사는 “식습관이 변했다고 무조건 치매인 것은 아니며 우울증이나 약물 부작용, 치과 질환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식습관에 분명하고 지속적인 변화가 생겼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에서 요리하는 노인, 치매 위험 낮다는 연구도

주 1회 이상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한다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동움이 될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요리 능력과 식습관이 뇌 건강을 알아볼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는만큼, 반대로 집에서 요리를 꾸준히 하는 습관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요리는 식단을 기획하고 재료를 사고 다듬어 순서대로 제조를 하는 고도의 인지 활동이자 훌륭한 신체 활동이다. 요리를 하면 뇌와 신체를 크게 자극할 수 있고 더 많은 신체 활동을 하게 된다.

일본 도쿄과학대 다니 유카코 교수 연구팀이 65세 이상 고령자 1만 978명을 대상으로 약 6년에 걸쳐 추적 관찰을 진행한 결과,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직접 요리를 하는 노인은 주방 일을 전혀 하지 않는 이들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23~27%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대목은 평소 주방 일에 익숙하지 않은 이른바 ‘요리 초보’ 노인들에게서 확인된 극적인 변화다. 조리 경험이 거의 없어 요리에 서툰 노인 집단이 주 1회 이상 요리를 시작하자, 치매 발생 위험이 무려 67%나 급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활동에 도전하고 순서에 맞게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 자체가 뇌에 훨씬 강력한 인지적 자극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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