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생 직후 첫 울음을 터뜨리지 못한 갓난아이가 온몸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보였다. 이 어린 백인 환자는 임신 41주 만에 자연분만으로 태어났으며 몸무게는 약 3.1kg이었다.
의료진은 정밀 검사 결과, 코 뒤쪽과 목구멍이 이어지는 숨길이 선천적으로 꽉 막힌 희귀병인 양측의 ‘후비공 폐쇄증(코 뒤쪽 통로 막힘증)’이라는 진단을 이 환자에게 내렸다. 이 환아는 납작한 콧등과 낮게 붙은 귀, 또래보다 큰 혀, 손바닥의 단일 손금 등 21번 염색체가 3개여서 생기는 다운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신체적 특징도 지니고 있었다.
브라질 프랑카대 의대와 아테나스대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상파울루주 내륙의 한 도시에서 태어난 이 환아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스스로 숨을 쉬지 못했다. 온몸의 근육 긴장도가 떨어지고 맥박이 정상보다 훨씬 느린 서맥을 보였다. 입을 닫고 있으면 숨이 막혀 얼굴과 입술이 파래지는 청색증을 보이다가도, 소리 내어 울며 입을 벌릴 때는 피부색이 잠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분만실 의료진은 즉시 공기를 불어넣는 응급 호흡 처치(양압 환기)를 4분 동안 시도했으나 아기가 반응하지 않자 목 안쪽으로 숨관을 넣는 기도 삽관(숨길을 확보하기 위해 관을 넣는 시술)을 진행했다. 이후 인공호흡기 튜브를 빼내려 하자마자 피 속 산소 농도가 뚝 떨어져 다시 관을 넣어야 했다. 결국 아기는 신생아 중환자실로 긴급하게 옮겨졌다.
생후 2일째 의료진이 가느다란 카메라(비강 섬유내시경)로 콧속을 들여다보려 했으나, 코 뒤쪽 목구멍(비인두)으로 넘어가는 길목이 끈적한 분비물과 단단한 살점에 막혀 내시경이 더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이어 시행한 머리·얼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오른쪽 코는 뼈 조직으로 막힌 ‘골성 폐쇄’, 왼쪽 코는 막 형태의 조직으로 막힌 ‘막성 폐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 환아에게 ‘혼합형 양측 후비공 폐쇄증’이라는 최종 진단을 내렸다. 이후 유전자 핵형 분석에서 21번 염색체가 3개인 다운증후군도 확인했다.
인공호흡기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위급한 상태임을 감안해, 의료진은 생후 7일째 코 안쪽으로 접근하는 내시경 수술을 집도했다. 막힌 폐쇄판을 절제해 콧길을 열고, 다시 들러붙는 재협착을 막기 위해 양측 콧구멍에 작은 플라스틱 지지관(스텐트)을 설치했다.
그러나 수술 후 스텐트 주변으로 분비물이 쌓이고 코피가 나면서 관리가 점차 어려워졌다. 생후 12일째에는 스텐트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호흡 곤란이 재발했다. 내시경 재검사에서 오른쪽 코가 다시 막히는 등 조기 재협착이 확인됐다.
생후 23일째에는 콧속 점막 손상과 핏덩이 때문에 재삽관이 불가피해졌다. 의료진은 튜브를 오랜 기간 설치함에 따라 목소리를 내는 부위 아래쪽이 좁아지는 합병증(성문하 협착증) 위험을 막기 위해 소아용 캐뉼라를 이용한 기관절개술로 기도를 안정시켰다.
이후 부비동 CT로 좁아진 나머지 부위를 정밀 확인한 의료진은 생후 11주 차에 2차 내시경 교정술을 시행했다. 재수술 뒤 아기는 즉시 기도 튜브를 제거하고도 안정적인 산소 포화도를 유지했다. 의료진은 점액 배출을 돕기 위해 생리식염수 세척과 흡인 치료, 규칙적인 호흡 물리치료를 병행했다. 아기는 일반 병동에서 2주간 회복 경과를 관찰받은 뒤, 가정 내 기관절개관 관리 및 비강 위생 수칙을 교육받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Bilateral Choanal Atresia in a Newborn With Trisomy of Chromosome 21: A Case Repor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후비공 폐쇄증(코 뒤쪽 통로 막힘증)은 코 뒤쪽 출구가 선천적으로 막혀 비강과 비인두 사이의 공기 순환이 차단되는 희귀 기형이다. 신생아 약 5000~8000명 중 1명꼴로 나타난다. 코 한쪽만 막히는 경우와 양쪽이 모두 막히는 경우가 있다. 국내에서도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선천성 기도 질환으로, 신생아 선천성 기형 조사 및 이비인후과 진료 통계에서 매우 낮은 발생률을 보인다.
신생아는 어른과 달리 혀가 구강 내에서 상대적으로 크고 목구멍 위쪽 구조(후두 위치)가 높아 생후 초기 몇 달 동안은 코로만 숨을 쉰다(절대적 비강 호흡). 따라서 양쪽 후비공이 모두 막힌 신생아는 출생 직후 탯줄을 자르는 순간부터 극심한 질식 상태에 빠진다. 반면 입을 벌려 소리 내어 울 때는 일시적으로 구강 호흡이 가능해져 파랗게 질렸던 얼굴빛이 잠시 돌아온다. 한쪽 코만 막힌 일측성은 생후 수개월~수년 뒤 지속적인 한쪽 콧물이나 코막힘으로 뒤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쪽이 모두 막힌 양측성은 즉각적인 응급 처치와 수술이 필요한 신생아 응급 질환에 속한다.
이 질환은 홀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50% 이상은 다른 선천성 증후군을 함께 앓는다. 눈 기형, 심장병, 성장 및 발달 지연 등이 함께 나타나는 ‘차지(CHARGE) 증후군’과 함께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다운증후군(21번 삼염색체증)과 함께 나타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다운증후군 환아는 선천적으로 평평한 콧등, 좁은 비강과 비인두, 상대적 거대설, 하악 저형성(아래턱이 작게 형성됨) 등 상기도가 좁아지기 쉬운 두개안면 구조를 지니고 있다. 후비공 폐쇄증이 동반될 경우 기도 관리와 수술의 어려움이 크게 높아진다. 실제로 벨기에의 한 대학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만성적인 호흡 곤란으로 기관지 내시경을 받은 다운증후군 어린이 가운데 71%에서 숨길 구조 이상이 발견됐다.
이번 사례는 태어난 직후 아기가 입을 다물었을 때 호흡 곤란을 겪고 울 때만 피부색이 돌아온다면 코 뒤쪽 숨길이 막힌 선천성 기형을 곧바로 의심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아울러 다운증후군 등 유전 질환이 있는 아기에게 콧길 막힘증이 겹치면 수술 상처가 아물면서 길이 다시 좁아질 위험이 매우 크므로, 이비인후과·소아청소년과·재활의학과 의료진이 팀을 이뤄 장기간 세심하게 관찰하고 가정에서도 숨관을 청결하게 돌보는 것이 아이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아기가 입을 다물면 숨이 막히고, 울 때만 숨을 잘 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갓 태어난 아기는 해부학적으로 코로만 숨을 쉬도록 되어 있습니다. 코 뒤쪽 통로가 완전히 막힌 아기는 평소 코로 숨을 쉬지 못해 질식해 파래지지만, 울면서 입을 크게 벌릴 때만 입으로 공기가 들어가 일시적으로 숨을 쉴 수 있게 됩니다.
Q2. 아기의 코 뒤쪽이 막혔는지 출생 직후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2. 분만실이나 신생아실에서 부드럽고 가느다란 고무관(소아용 콧줄)을 아기 콧구멍 속으로 살살 밀어 넣는 방법이 널리 쓰입니다. 관이 목구멍 뒤쪽으로 쑥 넘어가지 않고 1~2cm 깊이에서 단단한 벽에 부딪히듯 더 들어가지 않는다면 코 뒤가 막혔을 가능성이 높으니 곧바로 내시경과 CT 검사를 해야 합니다.
Q3. 수술로 콧길을 열어주었는데도 다시 수술하거나 목에 숨관을 연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3. 신생아의 콧속 길은 매우 좁고 살이 연해서, 수술로 뚫어놓아도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새살(흉터 조직)이 차올라 다시 통로가 좁아지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다운증후군처럼 선천적으로 얼굴 뼈와 숨길이 좁은 아기는 숨길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 추가 수술을 하거나 목에 작은 숨관(기관절개관)을 연결해 기도를 안전하게 지켜주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