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1일 (화)

관절염 3기라도 수술 미룰 수 있을까⋯SVF 주사 2년, 100명 중 99명 버텼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 "통증 없이 관절 오래 쓰는 게 치료의 핵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SVF를 주사하고 있다. 사진=연세사랑병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무릎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서두르기보다 자기 관절을 최대한 오래 쓰려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수술의 기로에 선 65세 이상 중기(3기) 관절염 환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비수술적 선택지로 '자가 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 주사치료'가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은 SVF 주사치료를 받은 65세 이상 관절염 3기 환자 100명을 2년간 추적한 결과, 그 기간 안에 인공관절 수술로 넘어간 비율이 약 1%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병원 측이 자체 집계한 임상 추적 결과이며, 별도 대조군을 둔 연구는 아니다.

퇴행성 관절염 3기는 연골 손상이 상당히 진행돼 통증과 보행 장애가 뚜렷해지는 단계다. 65세 이상 환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전신마취와 절개가 필요한 인공관절 수술에 부담을 느끼기 쉽다.

핵심은 '내 몸의 지방'이다. SVF 주사치료는 환자 자신의 복부나 허벅지에서 지방 조직을 채취한 뒤 원심분리해 얻은 기질혈관분획을 무릎 관절강 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분획에는 줄기세포를 비롯해 혈관세포, 면역조절세포 등 다양한 세포가 들어 있어 염증을 가라앉히고 관절 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 조직을 사용해 면역 거부 반응 우려가 비교적 낮고, 주사로 진행돼 몸에 걸리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상층액을 따라내고 SVF를 분리하는 과정 사진=연세사랑병원

이 치료법은 정부로부터도 근거를 인정받았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2024년 5월 SVF 관절강 내 주사를 무릎 골관절염의 신의료기술로 고시했다. 다만 적용 대상은 켈그렌-로렌스(KL) 분류 기준 2~3등급, 즉 초·중기 관절염 환자로 한정된다. 관절 손상이 심한 4등급이나 말기 환자까지 포괄하는 치료법은 아니다.

효과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학술지에도 나와 있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메디시나(Medicin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KL 2~4등급 무릎 골관절염 환자 146명에게 SVF 주사치료를 한 뒤 통증 점수(VAS)를 살펴보니 치료 전 6.5점이던 점수가 최종 추적 관찰 시 3.1점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환자들은 평균 18.9일, 대략 3주 안에 통증이 누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이어 발표한 후속 논문은 266명을 12개월간 추적해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더 큰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나이는 통증 개선 정도와 통계적으로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반면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관절염 중증도가 심할수록, 확보된 SVF 세포 수가 적을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즉 나이보다 비만도·중증도·세포 수가 결과를 갈랐다.

고용곤 병원장은 "무릎 관절염 치료의 핵심은 환자가 통증 없이 자신의 관절을 얼마나 오래 안심하고 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번 2년 추적 결과에서 나타난 '수술 전환율 1%'라는 데이터는 SVF 치료가 고령 환자들의 수술 시기를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치료 전략 중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SVF 주사치료가 모든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맞지는 않는다. 관절 손상이 아직 수술까지는 이르지 않은 초·중기 환자, 그중에서도 만성질환 등으로 수술 부담이 큰 고령 환자라면 검토해볼 만하다.

수술이냐 아니냐를 서둘러 정하기보다, 관절 상태와 전신 건강을 함께 살펴 치료 시기를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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