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8일 (금)

근육 약해지고 피부엔 발진⋯FDA, 피부근염 첫 먹는 치료제 승인

프리오반트 ‘리스라야’, 하루 한 번 복용⋯3상서 근력·피부증상 개선하고 스테로이드 사용 줄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프리오반트 테라퓨틱스(Priovant Therapeutics)의 ‘리스라야(Lisraya)’ 30mg 사진=프리오반트 홈페이지

계단을 오르거나 의자에서 일어나는 일이 힘들 정도로 근육이 약해지고, 얼굴이나 손 등에 붉거나 보랏빛 발진이 생기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 있다. ‘피부근염’이다. 이름에는 피부가 들어가지만 피부에만 생기는 병은 아니다.

이 병을 치료하는 먹는 약이 처음으로 미국에서 허가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프리오반트 테라퓨틱스(Priovant Therapeutics)의 ‘리스라야(Lisraya·성분명 브레포시티닙)’ 30mg을 성인 피부근염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으로, FDA가 피부근염 치료제로 허가한 첫 경구 치료제다.

면역체계가 피부와 근육 공격일상생활까지 어려워져

피부근염은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가 오히려 자신의 피부와 근육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특히 어깨와 팔, 허벅지처럼 몸통에 가까운 근육의 힘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팔을 들어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는 일, 계단을 오르는 일도 버거워진다. 눈 주위나 얼굴, 손가락 관절 등에 특징적인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폐 등 다른 장기까지 영향을 받는다.

치료도 쉽지 않다. 그동안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여러 면역억제·면역조절 치료가 사용돼 왔다.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병이 다시 악화되는 환자도 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복용하면 감염과 골다공증, 혈당 상승 등 부작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FDA는 2021년 정맥으로 투여하는 면역글로불린 ‘옥타감(Octagam) 10%’을 성인 피부근염 치료제로 승인했다. 하지만 피부근염 치료용으로 허가받은 먹는 약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런 현실에서 리스라야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하루 한 번 알약⋯염증 신호 전달 막아

리스라야는 면역과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TYK2와 JAK1이라는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한다. 대체로 피부와 근육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 신호가 전달되는 길목을 막는 약이다. 스테로이드처럼 면역반응을 넓게 억제하는 치료와 달리 피부근염에 관여하는 특정 신호를 겨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 3상 ‘VALOR’에는 기존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성인 피부근염 환자 241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리스라야 30mg, 15mg 또는 가짜약을 하루 한 번씩 52주 동안 복용했다. 기존 치료는 유지하되 스테로이드는 정해진 계획에 따라 줄였다.

연구진은 피부 발진만 살피지 않았다. 근력과 일상생활 기능, 피부를 포함한 질병의 활성도, 근육효소 수치, 환자와 의사의 평가 등을 합친 ‘총개선점수(TIS)’로 치료 효과를 따졌다.

52주 뒤 평균 총개선점수는 리스라야 30mg군이 46.5점으로, 가짜약군 31.2점보다 높았다. 점수가 높을수록 여러 증상과 기능이 전반적으로 더 좋아졌다는 의미다.

30mg군은 피부 증상과 신체기능 등에서도 가짜약군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다. 반면 15mg군의 평균 점수는 37.5점으로, 가짜약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FDA가 이번에 승인한 용량도 30mg이다.

피부에 붉은 발진과 염증이 나타나는 모습을 표현한 피부질환 관련 의학 포스터. 피부근염의 실제 병변이 아닌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상뿐 아니라 스테로이드 사용도 줄여

이번 연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스테로이드 사용량이다.

시험을 시작할 때 프레드니손으로 환산해 하루 7.5mg 이상의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던 환자 가운데 52주 뒤 하루 2.5mg 이하로 줄인 비율은 리스라야 30mg군이 62%, 가짜약군은 38%를 기록했다.

스테로이드를 완전히 끊은 비율도 각각 45%와 29%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는 처음부터 일정량 이상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던 환자만 따로 분석한 것이다. 리스라야를 복용하면 모든 피부근염 환자가 스테로이드를 끊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피부근염은 오랫동안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을 얼마나 줄이느냐 못지않게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낮출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장기간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쓸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중대한 감염 10% 발생⋯안전성도 살펴야

효과만큼 안전성도 살펴야 한다.

3상에서 중대한 감염은 리스라야 30mg군의 10%에서 발생해 가짜약군 1%보다 많았다. 시험 기간 사망자는 없었다. 이와 별도로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상기도감염, 두통, 피로, 요로감염, 메스꺼움 등이었다.

FDA는 리스라야에 중대한 감염과 사망, 암, 주요 심혈관질환, 혈전 위험을 알리는 ‘박스 경고’를 붙였다. 박스 경고는 FDA 의약품 경고 가운데 가장 높은 단계다.

다만 사망이나 심혈관질환·혈전 위험이 이번 피부근염 임상에서 모두 증가했다는 뜻은 아니다.

브레포시티닙은 화이자가 프리오반트에 기술이전한 후보물질이다. 화이자는 2021년 브레포시티닙의 전 세계 개발권과 미국·일본 상업화 권리를 프리오반트에 넘겼다.

회사에 따르면 리스라야는 FDA 승인과 함께 미국 공급에 들어갔다. FDA는 이 약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우선심사 대상에 올렸다.

임상 3상 주요 결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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