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8일 (금)

방광 망가뜨리는 ‘클럽 마약’⋯압수량 5년 만에 50배 폭증

반복 오남용하면 방광 굳고 신장 기능까지 떨어질 수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케타민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된다면 검사를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혈액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물을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가능하면 24시간 안에 혈액이나 소변을 검사하는 것이 좋다. 사진=연합뉴스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의 국내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반복해서 오남용하면 방광과 신장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는 데다 술이나 음료에 몰래 섞여 범죄에 악용될 위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압수된 케타민은 140.6kg으로 역대 최대였다. 2020년 2.7kg에서 5년 만에 50배 넘게 늘었다.

국정원은 최근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케타민의 불법 제조와 유통이 늘고 있다며 국내 오남용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수술할 때 쓰는 마취제가 어쩌다 ‘클럽 마약’으로?

케타민은 원래 사람이나 동물을 마취할 때 쓰는 약이다. 골절·탈구를 맞추거나 화상 상처를 치료할 때, 응급수술이나 소아의 짧은 검사·시술 등에 사용된다. 다른 일부 마취제와 달리 호흡과 혈압을 비교적 잘 유지하면서 강한 진통·마취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마취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효과가 오남용으로 이어졌다. 투여량에 따라 졸림과 혼란이 나타나고, 몸과 정신이 분리된 듯하거나 주변 환경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이 흐려지고 환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많은 양을 투여하면 주변 자극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해리성 마취’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런 효과를 노린 오남용이 늘면서 해외 클럽과 파티 등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들어 케타민 오남용이 문제가 됐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2005년 11월 케타민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했다.

계속 손댔다간 방광 줄어들고 ‘기저귀’까지

케타민을 반복해서 오남용하면 방광이 망가질 수 있다. 몸에 들어온 케타민과 분해된 물질은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는데, 이 소변이 방광에 머물면서 안쪽 벽을 계속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국제학술지 《쯔츠 메디컬 저널(Tzu Chi Medical Journal)》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를 ‘케타민 유발 방광염’이라고 한다. 염증이 반복되면 방광 벽이 흉터처럼 딱딱해진다. 풍선처럼 늘어나야 할 방광이 잘 늘어나지 않으면서 소변을 담을 수 있는 양도 줄어든다.

처음에는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갑자기 참기 어려워지고, 소변을 볼 때 아프거나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심해지면 소변을 참지 못해 새는 요실금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신장도 안심할 수 없다. 방광이 제 기능을 못하면 소변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신장 쪽에 쌓일 수 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신장이 붓고 기능까지 떨어질 수 있다.

논문에는 증상이 심해져 직장에서도 기저귀를 착용해야 했던 환자 사례가 소개됐다. 국정원 역시 케타민을 과다 투약하면 24시간 기저귀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비뇨기계에 영구적인 손상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술이나 음료에 몰래 섞어 범죄에 악용되기도

더 큰 문제는 자신도 모르게 케타민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케타민은 음료에 몰래 섞어도 알아차리기 어렵고 몸에서 빠르게 배출돼 성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성폭행 약물’로도 불린다.

국정원은 술자리나 클럽에서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술이나 음료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갑자기 심하게 졸리거나 의식이 흐려지고 혼란스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신고해야 한다.

케타민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된다면 검사를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혈액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물을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가능하면 24시간 안에 혈액이나 소변을 검사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더 지났더라도 소변에서 케타민 성분이나 분해된 흔적이 검출될 수 있으므로 검사를 포기하지 말고 가까운 해바라기센터나 응급실을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한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